
[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LG디스플레이와의 공급계약을 해지한 뒤 실적과 주가 모두 하락했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공정장비 기업 케이피에스가 2분기부터 주가 반등을 할 것으로 자신했다. 2분기 말부터 고객사에 대한 수출량이 늘어나 목표 매출액 400억원을 달성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주요 공급처가 중국 기업인 만큼 투자 불확실성이 커서 실적이 증가해도 주가가 바로 오르지는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케이피에스의 지난 1분기 영업손실액은 1억4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이에 따라 주가도 연초 이후 21% 하락했다. 이날 오전 9시21분 현재 케이피에스는 전 거래일보다 150원(1.29%) 하락한 1만14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케이피에스는 지난 3월 초 LG디스플레이와 맺었던 9억원 규모 OLED 디스플레이 설비 구매계약이 취소된 이후 공급계약 4건을 따냈다. 중국 기업과 각각 178억원, 84억원, 44억원 규모 공급계약을 맺었고, 일본 회사와는 32억원 규모 계약을 체결했다.
케이피에스 측은 당장 2분기부터 실적 증가와 주가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자신했다. LG디스플레이 외에도 중국 기업 중심으로 제품 출하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데다 자사 핵심상품인 OLED 인장기가 희소성이 있어 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봤다. 인장기는 OLED 발광재료를 증착할 때 공정용 마스크를 정확한 곳에 위치시키는 장비다. 케이피에스는 인장기와 마스크 상태를 확인하는 모듈인 '비전모듈'을 세트로 공급하는 기업이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에서 관련 장비를 공급하는 기업은 케이피에스 외에도 힘스, 한송네오텍 등이 있다"며 "케이피에스가 차별화되는 점은 인장기를 시각화해 미세 조정하는 '비전 기술'과 장비 생산 능력을 모두 갖추고 있다는 사실에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2분기 주가 반등 가능성에 대해 자신감을 보였다. 남택상 케이피에스 경영지원실 차장은 "올해 목표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0~100% 증가한 400억~500억원인데 지난 1분기 영업손실을 봤지만 2분기 이후 출하량이 늘면 충분히 달성 가능한 목표로 보고 있다"며 "올해 들어 기업설명(IR) 전담 부서도 꾸리기 시작한 만큼 주가 상승을 위해 발로 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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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주요 공급처였던 삼성디스플레이와 독점 계약을 지난해에 힘스에 뺏겨 주가 성장 동력(모멘텀)이 약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연구원은 "케이피에스의 주요 공급처가 중국 기업이라 삼성디스플레이에 장비를 공급하는 힘스보다 주가 모멘텀이 낮다"며 "삼성과 달리 중국 기업들은 발표했던 투자 액수 대비 규모를 줄였다가 늘리는 경우가 자주 일어나 공급계약 뉴스가 보도돼도 삼성디스플레이에 공급하는 기업들 주가가 중국 기업과 거래하는 기업들 주가보다 빨리 반응한다"고 말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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