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60m 벙커 날려버릴 수 있는 초강력 폭탄…미군, 괌 배치 여부는 확인해주지 않아

[아시아경제 이진수 선임기자] 미국 공군이 초대형 재래식 폭탄인 'GBU-57 MOP(Massive Ordnance Penetrator·거대관통탄)' 신형을 실전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공군의 에밀리 그라보스키 대변인은 25일(현지시간) 불룸버그통신에 보낸 e메일에서 최신형 GBU-57을 실전 배치했다고 밝혔다.
새로 배치된 GBU-57은 4번째 개량한 최신형으로 '벙커버스터(bunker-buster)'라는 별명 그대로 지하 깊숙한 곳에 있는 벙커를 날려버릴 수 있는 강력한 폭탄이다.
B-2 스피릿 전략폭격기에만 장착할 수 있는 GBU-57은 지하 60m까지 뚫고 들어갈 수 있어 북한의 지하시설을 파괴하는 데 매우 위력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특히 북한의 잘못된 행동으로 미군이 북한 공격에 나설 경우 북한의 지하 핵ㆍ미사일 시설, 전쟁지휘소를 GBU-57로 모두 파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잉이 제작한 GBU-57은 길이 6.25m, 무게 13.6t으로 금속 외피 안에 2.5t 이상의 폭발물을 내장한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의 유도 아래 지하 60까지 뚫고 들어가 폭발해 강화 방어시설까지 갖춘 생화학 및 핵 시설을 파괴할 수 있다. 60m 두께의 철근 콘크리트도 관통할 수 있는 무서운 폭탄이다.
미 공군은 GBU-57의 탄두가 이전 벙커버스터용 폭탄보다 훨씬 강력하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북한 수뇌부의 전쟁지휘소는 지하 50~100m에 건설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북한과 미국 모두 이를 공식 확인한 적이 없다. 다만 미 국방부가 발행하는 군사 전문지 '스타스앤드스트라이프스'는 2015년 미군 당국이 북한 전역에 지하시설 6000~8000개가 산재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신형 거대 벙커버스터 GBU-57의 실전 배치가 주목 받는 것은 유일하게 이 폭탄으로 공격할 수 있는 B-2 3대가 이달 괌의 앤더슨공군기지에 순환 배치됐기 때문이다.
미 태평양공군사령부(PACAF)는 2014년부터 시작된 '폭격기 보증과 억제 임무'의 일환으로 B-2가 괌에 순환 배치된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GBU-57의 괌 배치 여부는 확인해주지 않았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워싱턴 소재 브루킹스연구소의 마이클 오핸런 수석연구원은 미국의 소리(VOA) 방송 앞으로 보낸 e메일에서 B-2의 괌 배치와 관련해 "최근 남북 관계 개선으로 미군이 방어 수위를 낮추리라 오해하지 말라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며 "B-2가 괌에 순환 배치되고 GBU-57의 실전 배치도 미 공군이 확인해준 이상 GBU-57을 괌이나 서태평양 미군 기지에 전진 배치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미 공군은 지난해 5월 B-2로 뉴멕시코주 화이트샌즈 미사일 시험장에서 GBU-57 투하시험을 실시했다. 항공 전문 매체 애비에이셔니스트는 미 공군이 지난해 10월 북한과 산악 지형이 비슷한 미주리주 오자크스 지역에서 B-2의 야간 폭격훈련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지금 뜨는 뉴스
당시 입수된 미군의 무선통신 내용 가운데 "북한의 지도부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휘소" 등 대북 폭격 훈련을 암시하는 대목이 많았다.
이진수 선임기자 commu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