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환경부와 국방부에 기지 내부 환경조사 하도록 요청할 예정"
[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 일부 용산미군기지 내의 토양이 오염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서울에 있는 미반환 미군기지 가운데 그동안 오염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던 6개 기지 주변에서 실시한 토양·지하수 오염도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6개 기지는 메인포스트, 수송부, 정보대, 니블로베럭, 8군 휴양소, 캠프모스다.
토양 오염도는 메인포스트와 수송부 주변 지역에서 석유계총탄화수소(TPH) 수치가 1㎏당 471~756㎎으로 나타났다. 이는 '토양환경보전법' 기준을 초과하지는 않지만 내부 오염 가능성이 우려되는 정도다. TPH는 경유나 등유, 윤활유, 벙커유 등 휘발유계통에서 많이 나타나는 성분이다.
토양환경보전법의 토양오염우려기준은 어떤 지역이냐에 따라 달라진다. TPH의 경우 1㎏당 1지역은 500㎎, 2지역은 800㎎, 3지역은 2000㎎이 최소 기준치다. 전, 답, 공원 등은 1지역, 임야, 대지, 하천, 유원지 등은 2지역, 도로, 공장, 주유소 등은 3지역으로 분류된다. 메인포스트와 수송부는 3지역에 포함된다.
메인포스트 근처 지역에서는 톨루엔도 1㎏당 0.2㎎ 검출됐다. 톨루엔은 휘발성 유기화합물질(VOCs)로 기준치 이상이 인체에 오래 노출될 경우 중추신경계 마비, 뇌 기능 장애, 근육마비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시는 오염원과 오염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다음 달 중 추가 정밀 재조사를 실시한다. 기존 조사지점인 메인포스트 서쪽(캠프코이너 인근) 주변과 전쟁기념관 동문 주변, 수송부 정문 주변 지역은 물론 조사지점을 확대·세밀화 할 계획이다.
지하수 오염도는 조사 결과 크실렌이 1ℓ 기준 0.005㎎ 검출됐다. 크실렌의 오염지하수 정화기준은 1ℓ에 0.75㎎이다.
벤젠 등 나머지 오염물질은 나오지 않았다. 지하수 오염도 조사는 분기별 정기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장소들을 제외하고 니블로베럭 주변 2개소, 캠프모스 주변 등 3개소에서 실시됐다.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관련규정에 따라 이전 중인 용산 미군기지에 대해 시는 환경부와 국방부에 기지 내부 환경조사를 빠른 시간 내에 할 수 있도록 요청할 예정이다.
이번 조사는 한국환경수도연구원이 시료를 채취하고, 시 보건환경연구원이 토양과 지하수 시료를 시험분석했다.
권기욱 시 물순환안전국장은 "이번 조사결과 미군기지 주변의 토양과 지하수 오염도가 허용치 이내로 확인된 점은 다행스럽지만 기준치에 근접하게 나타난 일부 기지의 경우 내부 오염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중앙부처와 미군 측은 기지 내부 정밀 환경조사를 조속히 이행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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