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죽음의 백조' 대북 무력시위, 미국과 사전 협의 있었다" 해명…NSC 소집엔 "지난주 예정된 것"
[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미국 국방부는 23일(현지시간) 미군 전략폭격기 ‘죽음의 백조’ B-1B 랜서가 북한 동해 국제공역을 비행했다고 발표했다.
정전협정 체결 이후 미국이 한반도 공해상에 전략무기를 출격시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실상 미국이 북한에 전략무기를 통해 가장 위협적인 경고를 보낸 작전 사례로 풀이되고 있다.
다나 화이트 미 국방부 수석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이날 비행은) 21세기 들어 북한 해상을 비행한 전투기·폭격기 중 비무장지대(DMZ) 최북단으로 간 것”이며 “북한의 무분별한 행동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 설명했다.
미국 태평양사령부 주관으로 진행된 이 작전은 태평양 괌 앤더슨 기지에 배치된 미군 전략폭격기 B-1B 랜서와 오키나와 주일미군 기지에 배치된 F-15C 전투기 수 대가 북한 동해 국제공역을 비행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美, 왜 한국과 공동작전 안 했나?
우리 정부는 그간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맞서 미 전략무기의 상시 순환배치를 의욕적으로 추진해왔다. 이 내용은 앞서 지난해 10월 연례안보회의(SCM)에서 한미 공동성명에 포함됐으나 막판에 미국 측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지난 18일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국회 국방위에서 “미국 측에 전략자산의 상시 순환배치를 요구했다”고 밝히며 미 전략무기 상시 배치가 다시금 탄력 받고 있는 가운데, 이번 ‘죽음의 백조’ 무력시위에 한·미 간 공조 여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과거 B-1B 랜서와 F-15C 출격 시 한국 방공식별구역(KADIZ)에 진입하게 되면 우리 공군이 호위하거나 합동훈련으로 진행됐던 것과 달리 미군 단독으로 작전이 진행된 것을 두고 미국의 독자적 전략자산 전개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
이에 청와대는 25일 이번 B-1B의 북한 공해상 비행은 한·미 간 충분한 협의와 긴밀한 공조 하에 작전 수행된 것이라고 밝혔다.
B-1B 비행에 NSC 소집?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NSC 회의는) 어제 잡은 게 아니라 지난주에 예정됐던 회의”라고 밝히며 “그동안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있을 때 사후 대응조치 강구를 위해 열렸지만, 대통령이 사전에 충분히 점검하고 분석해 대응책을 마련하는 NSC가 필요하단 말씀도 하셔서 그런 기조하에 열린 것”이라 설명했다.
이어 “(이는) 사전에 예상되는 동북아 외교·안보 전략과 정세에 대처하기 위한 판단과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미”이며 “B-1B 출격에 따른 문책으로 긴급히 열린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있는데 그것은 너무 좁은 해석”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청와대 관계자는 앞서 22일 오전 7시까지 뉴욕에 체류하고 있던 문 대통령이 23일 밤부터 24일 새벽까지 이어진 B-1B 랜서와 F-15C의 공개작전을 실시간으로 보고 받았으며, 한·미 간 충분한 사전협의가 이뤄졌음을 강조하며 일각에서 제기된 미국의 무력시위가 사전협의 없이 일방통보 됐다는 주장과 이에 따라 NSC가 긴급 소집됐다는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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