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나영 기자]LG그룹이 시가총액 100조 시대를 열었다. 삼성과 SK에 이어 세번째로 시총 100조원이 넘는 그룹으로 부상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3일 기준으로 LG그룹 상장계열사(우선주 포함) 16곳의 시가총액은 전날 대비 2조3503억원(2.4%) 증가한 100조334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73조5833억원)보다 26조7515억원(36.35%)이나 늘었다. LG그룹 시총이 100조원을 넘어선 것은 2011년 4월 102조원대를 기록한 이후 6년 5개월여 만이다.
10대 그룹 시총 순위에서는 삼성그룹(497조1124억원), SK그룹(122조3778억원)에 이어 3위에 올랐다. 현대차그룹은 90조5648억원을 기록해 4위로 밀려났다. 지난달 말까지도 현대차그룹의 시총이 98조2603억원이었고 LG그룹은 98조2038억원이었다. 하지만 지난 5일 7년 만에 현대차그룹을 제쳤고 보름여 만에 10조원에 가까운 격차로 벌렸다.
LG그룹을 시총 100조원 대열에 올려놓은 일등공신은 IT와 화학부문 계열사들이다. 전기차 성장에 따른 수혜 기대감으로 상승가도를 달리던 LG화학은 전날 4.49% 오른 40만7500원에 마감했다. 장중 41만1000원을 찍으며 52주 신고가도 갈아치웠다. LG전자는 전날 신제품 'V30' 사전예약을 하루 앞둔 기대감에 5.3% 급등해 8만7400원을 기록했다.
올 들어 시총이 가장 크게 늘어난 종목도 LG화학과 LG전자다. LG화학의 전날 시총은 28조7663억원으로 지난해 말(17조2967억원) 대비 11조4696억원(66.3%)이나 증가했다. LG전자는 지난해 말(8조4442억원) 대비 5조8586억원(69.4%) 증가한 14조3028억원을 기록했다. 우선주 중에서도 LG전자 우선주와 LG화학 우선주 시총이 지난해 말 대비 각각 72.5%, 55.5% 증가율을 보이며 눈에 띄게 늘었다.
올 들어 시총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종목은 LG이노텍이다. 시총 3조9879억원으로 지난해 말(2조921억원)에 비해 90.6%나 늘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ㆍTHAAD) 여파로 주가가 급등락을 거듭했던 LG생활건강과 새 정부의 통신 정책으로 최근 하락세가 짙어진 LG유플러스도 선방한 편이다. LG생활건강은 13조8533억원을 기록, 지난해 말 대비 3.5% 증가했고 LG유플러스는 6조47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21% 늘었다.
증권가에서는 LG그룹의 IT와 화학부문 계열사들이 견고한 실적으로 앞으로도 주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LG화학은 탄탄한 실적과 배터리 부문 고성장으로 석유화학업종 주도주로 꼽히고 있다. 이날 LG화학의 목표주가를 기존 43만원에서 49만원으로 올린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원은 "저유가와 수요 호조의 선순환이 지속되는데다 중대형 배터리의 고속 성장으로 주도주 지위를 확고히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LG전자 역시 투자매력이 지속적으로 부각되고 있다. 고정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의 가전은 확실한 경쟁 우위로 실적 기대치를 초과 달성하고 있으며, 추가로 전장부품이라는 중장기 성장동력이 주요 모멘텀으로 작용해 하반기 주가 상승이 재개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나영 기자 bohe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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