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울 아파트 응찰자수 5.8명
3년3개월만에 최저치 급락
시장위축 전국으로 확산추세
[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규제 강화에 경매시장도 찬바람을 맞고 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응찰자 수는 3년3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그동안 경매시장 활황을 이끈 서울 아파트시장마저 분위기가 꺾이면서 전국으로 위축세가 확산하는 모습이다.
8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 평균 응찰자 수는 5.8명으로 전달 12.6명보다 54.2%(6.9명) 줄었다. 이는 2014년 5월(5.7명) 이후 3년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액 비율)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99.2%를 기록했던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8월 91.5%로 7.7%포인트 낮아졌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서울 경매시장의 찬바람은 8ㆍ2 부동산 대책으로 인한 시장 분위기 침체 및 대출 규제 강화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대출을 받기 어려워지면서 치열한 경쟁을 통해 낙찰받은 아파트를 포기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 전용면적 49.9㎡ 물건은 지난 7월 응찰자 38명이 몰려 감정가(2억7000만원)의 127.0%에 달하는 3억4289만원에 낙찰됐다. 하지만 낙찰자는 잔금 납부 기한인 8월17일을 넘겨서도 대금을 납부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이 물건은 오는 18일 재경매가 진행된다.
이 선임연구원은 "8ㆍ2 대책으로 가격 상승 기대감이 꺾여 입찰보증금(2700만원)을 포기하는 것이 손해가 덜할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며 "노원이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으로 중복 지정돼 대출 가능 금액이 낮아지자 불가피하게 대금을 마련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연립ㆍ다세대 경매시장 분위기도 마찬가지다. 서울의 경우 낙찰가율은 지난 7월 92.3%에서 88.0%로 낮아졌다. 평균 응찰자 수도 4.4명에서 2.9명으로 줄었다. 이는 2012년 12월(2.7명) 이후 최저치다.
서울 아파트 경매의 평균 응찰자 수ㆍ낙찰가율 하락은 서울ㆍ인천ㆍ경기도 등이 포함된 수도권은 물론 전국의 지표를 끌어내렸다. 수도권에서는 낙찰가율이 지난 7월 96.1%에서 8월 93.3%로, 평균 응찰자 수는 10.5명에서 8.5명으로 감소했다. 전국에서도 같은 기간 낙찰가율은 93.5%에서 91.4%로, 평균 응찰자 수는 7.8명에서 6.6명으로 줄었다.
이 선임연구원은 "당분간 대출 규제의 영향으로 전반적인 응찰자 수 및 낙찰가율의 하락세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특히 가격 상승기에 감정가가 매겨졌던 '고(高) 감정가' 물건들이 나올 예정이라 낙찰가율이 대폭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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