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북한이 정권 수립기념일인 '9·9절'을 자축하는 추가적인 군사 도발을 감행할 것인지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이 6차 핵실험 이후 수소탄 개발 성공을 과시하기 위해 추가 핵실험보다는 모형 핵탄두를 탑재한 ICBM의 시험 발사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북한이 9·9절을 경축하는 차원에서 도발한다면 야간 시간대를 활용해 사거리가 가장 길고, 성공확률이 가장 높은 ICBM 화성-14형을 쏘아 올릴 가능성이 높다. 야간 경축 연회나 무도회 때 참석자들이 육안으로 탄도미사일 발사 장면을 볼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한 차원에서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경축행사에 참석한 주민이나 주요 인사들의 인터뷰를 중앙TV에 방영하는 자축 이벤트를 진행하는 시나리오도 예상할 수 있다.
박정진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부소장은 "당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행보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그날 도발을 감행한다면 자축 불꽃놀이의 형태로 야간 시간대 발사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ICBM의 최종 형태 중 발사성공 확률이 가장 높고, 사거리가 가장 긴 화성-14형을 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이어 박 부소장은 "이 시점에 추가 핵 실험은 하지 않을 것 같다"면서 "미사일을 쏜다면 가장 극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시간대와 이벤트를 함께 추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9·9절이후 수일내 북한의 도발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미 양국의 피로도를 높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휴일을 노리거나 평일 새벽 시간대를 선택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행사로 바쁜 9·9절 당일보다는 2~3일 지난 시점에 도발해 긴장감을 극대화 시킬 것으로 보인다"면서 "ICBM 기술의 빠른 완성을 위해 정상각도로 발사해 데이터를 얻으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남한 정부와 국민들의 피로도를 높이기 위해 일요일 새벽이나 평일 새벽 시간대에 발사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ICBM 기술을 완전히 확보해서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을 때까지 북한의 도발은 멈추지 않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한편 9·9절을 하루 앞둔 8일 북한은 미군이 한반도에 주둔한지 72년이 됐다는 점을 부각시키면서 주한미군의 철수를 주장했다.
북한의 대외선전단체인 조선평화옹호전국민족위원회는 이날 대변인 담화에서 "남조선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강점과 식민지 지배가 계속되고 대조선 적대시 정책이종식되지 않는 한 남조선 인민들을 비롯한 우리 민족은 언제 가도 불행과 재난에서 벗어날 수 없다"라며 "우리 민족은 더이상 미제의 남조선 강점으로 인한 불행과 고통을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담화는 "우리가 절대적 힘을 틀어쥠으로써 조선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시아지역의 전략적 구도가 완전히 변화되고 미국 본토 자체의 안전도 담보될 수 없게 된 것이 오늘의 현실"이라면서 "미국은 대세의 흐름과 우리의 전략적 지위를 똑똑히 보고 남조선에 있는 저들의 고용병들의 운명을 위해서라도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고 주한미군을 위협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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