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원다라 기자] 가전업계 라이벌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국 세이프가드 조사에 공동 대응한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ITC)와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삼성전자, LG전자는 한국 정부와 함께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ITC 사무소에서 열리는 미국 수입산 세탁기 세이프가드 조사 공청회에 참석한다. 이번 조사는 미국 세탁기 제조사인 월풀이 지난 6월 삼성전자, LG전자의 미국내 수입량이 급증해 피해를 입었다고 청원한데 따른 것이다.
삼성전자, LG전자 관계자는 "두 업체의 입장이 같기 때문에 공청회에 함께 참석해 관련 입장을 설명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공청회에 앞서 ITC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조사 대상 기간인 2012~2016년 월풀의 영업이익률이 2012년 4.8%에서 2016년 6.5%로 증가했고, 해당 기간 미국 내 세탁기 출고가 30% 이상 증가해 두 회사의 수출도 자연스럽게 늘어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만약 월풀의 세탁기 사업이 어려움에 부닥쳤다면 그 원인은 수입이 아니라 월풀의 잘못된 경영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월풀이 소비자 선호가 뚜껑이 위에 있는 탑 로드 세탁기에서 세탁물을 앞으로 넣는 프론트 로드 로 옮겨가는 추세를 감지하지 못하고 제품 혁신 등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월풀의 주장처럼 미국 업체 중 생산시설을 가동 중단하거나 직원들을 구조조정한 사례도 없다고 반박했다.
한국 정부는 같은 의견서에서 삼성과 LG가 미국 내에 가전 공장을 건설하는 점을 언급하고서 월풀 청원대로 세탁기 부품까지 세이프가드 대상에 포함할 경우 이들 공장 가동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ITC는 10월 5일까지 조사를 거쳐 월풀이 세탁기 수입 급증으로 실제 피해를 봤는지 판정할 계획이다.
한편 세이프가드는 반덤핑과 달리 외국 업체가 덤핑 등 불법 행위를 하지 않아도 국내 업체가 심각한 피해를 본 것으로 판정되면 수입을 제한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월풀이 자국 세탁기 시장에서 40%에 육박하는 엄청난 점유율(판매량 기준·자회사 브랜드 포함)을 차지하면서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기조를 지렛대로 삼아 독점적 지위를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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