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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면세강국②]최순실에서 못 벗어난 정부…정책적 접근 '0'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1분 31초

면세시장, 정부 간섭 없던 1997년~2012년까지 매출 급증
면세특허 남발하며 경쟁가열…면세점 선정 비리 얼룩
정부, 이번주 면세점 개선안 마련


[흔들리는 면세강국②]최순실에서 못 벗어난 정부…정책적 접근 '0' 관세청 면세점 특허심사위원회가 2015년 7월10일 오후 영종도 인천공항세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신규 면세점 사업자를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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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국내 면세점 시장규모는 1997년 5723억원에 불과했지만, 2006년 2조2000억원으로 4배 성장했고, 지난해에는 12조2000억원으로 10년새 10배나 불어났다. 반면 면세점 점포수는 1989년 34개로 급증했지만, 이후 구조조정을 거쳐 1999년 20개로 감소했다. 시내면세점은 1999년 10개에서 2009년 11개로 1개 늘어나는데 그쳤다. 정부가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특허를 남발하며 면세점수가 대폭 늘어났지만, 경쟁력을 갖춘 면세점만 살아남아 시장이 급격히 키운 것이다.


하지만 중국 개방 이후 중국인 관광객(요우커)이 밀려오면서 상황은 바뀌었다. 정부는 싹쓸이 쇼핑에 나선 요우커를 유치한다는 이유로 면세점수를 대폭 늘렸다. 지난해 49개로 늘어난데 이어 올해는 50개를 돌파한다. 더욱이 특허심사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손'의 개입 의혹이 나왔고, 실제 관세청의 점수조작으로 당락까지 바뀌었다. 면세업계에선 "정부의 간섭이 최소화할 때 면세업계가 살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국내 면세시장은 벼랑끝 위기에 몰렸다. 면세점 특허심사과정에서 정경유착 및 특혜 의혹으로 곤혹을 치룬데 이어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으로 실적마저 곤두박질했다. 일부 면세점들은 사업 철수까지 검토하는 등 한계상황에 이르렀지만 단초를 제공한 정부는 제 살길 찾는데 급급한 모습이다.


6일 면세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이번주 관세청 직원들까지 연루된 '면세점 선정 비리'와 관련해 면세점 개선방안을 마련해 발표한다. 김영문 관세청장은 지난달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제도개선 방안을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9월 초까지 정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흔들리는 면세강국②]최순실에서 못 벗어난 정부…정책적 접근 '0' 관세청 면세점 특허심사위원회가 2015년 7월10일 오후 영종도 인천공항세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신규 면세점 사업자를 발표하고 있다.


지난 7월 감사원 감사결과 공개로 밝혀진 면세점 선정 비리는 관세청이 2015년 두 차례에 걸친 이른바 1,2차 면세대전에서 면세점 특허심사를 하면서 점수를 조작해 점수가 높던 롯데면세점을 낙마시키고, 점수가 낮은 한화와 두산 등이 어부지리도 선정된 사건이다. 감사원은 또 지난해 연말 치러진 3차 면세점 입찰도 기획재정부가 무리하게 특허수를 늘렸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면세점 선정비리는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이 때문에 중국 사드 보복으로 국내 면세시장 초토화됐지만, 최순실 사태로 인한 면세정책은 사실상 정지됐다. 지난달 말 특허기간이 만료된 한화갤러리아 제주공항점은 정부가 입찰 공고를 미루면서 올해 연말까지 영업을 연장했다. 한화 측은 높은 임대료로 철수를 결정했지만, 임대수수료를 낮추면서 간신히 비워두는 사태는 막았다.


롯데면세점은 인천공항점 철수를 검토중이다. 계속된 적자에도 시내면세점 수익으로 버티던 공항점은 요우커 감소가 직격탄이 됐다. 올해 연말 오픈하는 신규면세점들은 개장 시기 연장을 요청하고 있지만, 이 마저도 정부는 묵묵부답이다. 면세점 선정비리를 사실상 방조한 특허심사위원회가 쇄신대상이 되면서 면세정책을 결정하지 못하는 탓이다. 새 정부 출범 이후 대중관계 개선을 기대했지만, 북한의 핵ㆍ미사일 실험발사가 계속되면서 사드 추가 배치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어 상황은 더욱 악화일로다.


중국의 사드 보복 중단이 기약하기 어렵게된 만큼 면세점 손실은 더욱 불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 개선안에 사드 피해에 대한 대응책이 나와야 하는데 규제 일색이 될까 우려된다"고 전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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