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중국 기업부채 166.3%…2007년 대비 69.5%p 상승
"과잉설비 탓 부실화 위험 높아져…성장세 유지 위해 기업부채 관리해야"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고성장 시대를 마무리하고 중속 성장시대로 돌입한 중국이 안정적인 성장세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업부채 관리가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왓다. 금유위기 후 과잉설비로 인해 폭증한 기업부채가 금융리스크로 이어질 우려가 제기돼서다. 생산인구감소와 소득격차 확대 역시 중국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은행이 27일 발간한 해외경제포커스 '중국경제의 구조 및 제도 변화와 제약요인'에 따르면 중국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업부채 비율이 금융위기 이후인 2007년 96.8%에서 작년 166.3%로 대폭 상승한 걸로 나타났다. 기업 고정투자에 의존해 고성장을 이어오는 과정에서 나타난 부작용이다.
이처럼 기업부채 급증은 중국의 안정적 성장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기업부채 비율이 상승하는 속도도 주요국 중 가장 빨랐다. 2007년말 대비 작년말 기업부채 비율 상승폭은 중국이 69.5%포인트로 한국(11.8%포인트)의 6배 수준이다. 유로지역(8.1%포인트)은 물론 프랑스(24.6%포인트)보다도 훨씬 큰 상승폭이다.
보고서는 최근 철강, 석탄, 시멘트 등 과잉설비산업으로 기업부채 부실화 위험이 높아지면서 일자리 감소와 금융시장 불안에 대한 우려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한계기업(이자보상배율이 1이하인 상장기업)은 12.8%에 이르는 걸로 추정된다. 이에 중국정부는 구조조정과 한계기업의 자발적 디레버리징을 추진하고 있다.
생산가능 인구 감소와 소득격차 심화도 제약요인으로 꼽혔다.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면서 생산가능인구 비중은 2010년 74.5%에서 2025년 69.2%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소득격차는 계층간, 도농간, 직종간 등 전방위적으로 확대되면서 중국의 지니계수는 1984년 0.227에서 작년 0.465로 2배 이상 악화됐다. 이외에 과도한 국유기업의 역할, 노동력 이동제한 등으로 시장경제의 효율성이 제한되고 있다고 평가됐다.
중국경제는 1978년 개혁개방 이후 자본주의 요소를 도입해 시장경제의 효율적 운용을 추진해왔다. 최근에는 시장가격기능을 강화하고 국유기업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보고서는 중국경제가 양호한 성장세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업의 부채 관리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민석 한은 중국경제팀 조사역은 "기업부채 증가는 부동산가격 버블, 그림자금융 누증 등과 함께 중국의 주요금융시스템 리스크로 부각했다"며 "개선흐름을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기업부채를 적정 수준에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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