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정부·조선사 등 협의체 꾸려 RG 발급 유도…1000억 규모 보증재원도 조성
[아시아경제 전경진 기자] 중소조선사 회생의 암초로 등장한 선수금환급보증(RG) 문제를 풀기 위해 정부가 1000억원 규모의 보증재원을 조성한다.
정부는 24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중소조선사 RG발급 원활화 방안'을 발표했다. 최근 은행들이 RG발급을 기피하면서 중소조선사들이 계약된 수주물량마저 놓쳐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정부는 정책금융으로 보완을 하면서도 시중은행의 RG발급도 유도할 계획이다. RG발급을 확대하기 위해 정부부처와 금융감독원, 시중은행 및 중소조선사는 분기마다 1회씩 정례 실무협의체를 진행한다. 정부 관계자는 "시중은행이 먼저 나서는게 우선이다. 정부정책기관은 보완이다. 금융감독원이 충분히 (시중은행의) 지원에 대해 설명한 후에 (독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엔 이찬우 기획재정부 차관보, 유재수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 김영주 금융감독원 신용감독국장, 이승우 산업통상자원부 시스템산업정책관, 김용태 해안수산부 연안해운과장이 참석했다. 다음은 기자들과 질의응답한 내용이다.
-새 정부의 첫 조선업 지원 대책이다. 지난해까지는 조선사 구조조정을 이야기했는데, 그런 분위기와 배치되는 것은 아닌가.
▲조선사는 3부류로 볼 수 있다. 대형 3사와 STX조선 등 중견조선사, 그리고 중소조선사다. 이번 대책은 중소형조선사에 관한 것이다. 중소조선사는 대형 조선사의 협력업체기도 한데, 제도적으로 이들이 건전한 상태로 있도록 산업 생태계를 유지하려 한다. 만약 생태계를 지켜내지 않으면 나중에 조선업 살아났을 때 경쟁력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향후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고 보는가.
▲상황을 지켜봐야겠다. 재무적인 능력이나 건조능력이 있는 조선사를 지키내려고 한다. 지속적인 대책이 필요할 순 있지만 현재로선 이 정도로도 업계가 가지고 있는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지 않나 싶다.
-시중은행의 중소조선사에 대한 RG발급도 유도한다고 했는데 어떤식으로 유도할 방침인가? RG보증 수수료 등을 인상할 것인가?
▲시중은행도 기존에 중소조선사와 거래관계가 있는 경우가 있다. 통상적인 심사절차를 통해서 이뤄지고 있다. 지금도 이뤄지고 있는 RG 발급이기에 특별히 (시중은행에게 부담이 되는 등의) 문제는 없다고 본다. 오늘 오후에 시중은행장과 회의를 연다. 회의에서 이런 취지를 설명할 예정이다.
-중소 조선사 51개사 중 30개사를 지원한다고 했다. 기준은 무엇인가.
▲재무능력이나, 이자보상배열 등 재무적인 판단을 했다. 그리고 건조능력이 있다면 지원한다. 금융감독원 등이 실태조사를 했는데, 건조능력이 있는데가 22개사가 있다. 또 동종·유사선박 건조경험 등 건조 가능성이 있는 회사가 8개 정도가 있다. 구체적으로 업체명을 밝히긴 어렵다.
-우선 정책금융·수협 자금으로 50억원을 바로 지원하다고 했다. 매년 250억원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는데 그럼 우선 정부 재정으로 200억원이 채워지나?
▲우선 바로 시행을 하기 위해 산은,기은, 수협이 50억 출연한다. 내년부턴 재정도 특별 출연도 계획하고 있다. 속도를 보면서 국가 재정을 투입한다고 보면 된다. (산은 등 은행권의)한도가 소진이 되지 않으면 재정이 들어갈 필요는 없을 것이다. 약속된 대로 1000억 규모에서 (부족분에 대해) 직접 지원할 계획이다.
-신보에서 하는 특별보증 프로그램에 시중은행도 참여하나?
▲시중은행이 먼저 나서는게 우선이다. 정부정책기관은 보완인다. 금융감독원이 충분히 (시중은행의) 지원에 대해 설명한 후에 (독려)할 것이다. 정책금융기관이 하는 것은 일반 시중은행에서 받치기 어려운 RG발급을 기준을 완화해서라도 보완하는 것으로 보면 되겠다. 최대한 모럴해저드 막는 차원에서 시중은행부터 적극 나서는 방안이 필요하다.
-연간 250억원씩 보증 지원을 하면 배가 몇 척 정도 건조되는 것인가? 중소조선사들에게 도움되는 규모인가?
▲배 규모에 따라 다르겠다. 연간 15척 정도 규모가 되지 않을까 싶다. 전반적으로 250억원이 아니라 민간까지 하면 500억원 (지원)이다. 나름 중소조선사가 어려운 시기를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일부 괜찮은 조선사의 경우 (정부 지원 없이) 자기의 예금이나 담보로 RG발급도 가능하다. 저희가 예측하기엔 이정도 규모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전경진 기자 kj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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