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채솟값 폭등으로 생산자물가도 5개월 만에 반등
계란값, 살충제 파동 직후 떨어졌다 하루 만에 소폭 올라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막바지 무더위가 맹위를 떨치는 가운데 채소 등 신선식품 가격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1일 기준 다다기 계통 오이 평균 소매가는 상품 기준 10개당 9328원으로 평년가(7626원) 대비 22.3% 비싸다. 평년가는 올해를 제외한 최근 5년 간 해당 일자의 평균값이다. 전년 동기보다도 10.7% 올랐다.
시원한 수박 역시 선뜻 사먹기 부담스럽다. 21일 수박 상품 1통의 평균 소매가는 2만1027원으로 1달 전(1만7926원) 대비 17.3% 올랐다. 평년(2만1808원)에 비해선 3.6% 싸다.
오이와 수박 값은 지난달 주산지인 충청·전북 지역에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크게 올랐다. 시설 하우스가 대거 침수됐기 때문이다. 공급량이 줄어든 가운데 수요는 늘어 가격 상승세가 지속돼왔다.
이 밖에 21일 적상추 100g 상품 소매가는 1633원으로 평년(1075원)과 1년 전(1048원) 가격보다 각각 52.0%, 55.9% 높다. 일부 유통업체는 적상추 100g을 2330원에 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적상추 외 다른 엽채류(葉菜類) 가격도 비싸다. 18일 시금치 1kg 상품 소매가는 1만5530원으로 1개월 전과 평년 대비 각각 83.7%, 58.7% 비싸다. 배추 1포기 상품 소매가는 6535원으로 50.1%, 93.4% 높다.
돼지고기 삼겹살(100g 중품·2315원) 값은 평년보다 14.7% 높다. 가장 비싼 소매업체 가격(3010원)은 100g당 3000원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양파(1kg 상품·2022원)는 1년 전보다 25.0% 올랐다. 평년가보다는 19.8% 높다. 평년보다 마늘(깐마늘 1㎏ 상품·9605원)은 17.3%, 풋고추(100g 상품·1097원)는 25.9% 비싸다. 수미 감자 100g 상품 소매가는 303원으로 평년보다 36.1% 높다.
계란 가격은 살충제 파동 직후 뚝 떨어졌다가 반등했다. aT는 지난 15일 사태 발생 후 16, 17일 이틀 동안은 소매가 데이터를 발표하지 않았다. 유통업체들의 연이은 취급 중단, 정부 조사 결과에 따른 판매 재개 등 시장이 비정상적이었기 때문이다. 18일 발표한 평균 소매가는 7358원으로 뚝 떨어졌다가 직후 거래일인 21일 소폭 올랐다. 급감했던 소비가 다소나마 회복되면서 가격도 상승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계란 30개들이 한 판(중품 특란) 평균 소매가는 7445원으로 사태가 불거지기 직전인 지난 14일 7595원에 비해 150원 감소했다. 평년 가격(5581원)보다는 33.4% 높다. 1년 전 가격(5389원) 대비론 38.2% 비싸졌다.
한편 한국은행이 전날 발표한 7월 생산자물가 잠정치를 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채솟값 급등 속 5개월 만에 오름세로 돌아섰다. 상추(257.3%), 시금치(188.0%), 오이(167.6%), 배추(97.3%) 등 채소가 장마·폭염 탓에 작황이 좋지 않아 전월보다 2~3배 치솟았다.
생산자물가는 국내 생산자가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보여주는 통계다.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경향을 보인다. 상승률이 높은 품목의 가격 하락은 당분간 기대하기 쉽지 않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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