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일 IFA 2017서 공개…HDR 첫 선 美 돌비비전과 격돌
QLED&HDR10플러스 포럼 개최…아마존과 생태계 확장 협력
[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삼성전자가 9월1일(현지시간) 독일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7'에 자체 개발한 'HDR10+(플러스)' 기술을 선보인다. 경쟁이 격화되는 초고화질(UHD) TV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이미 시장에 진출해 있는 돌비와의 격돌도 불가피해졌다.업계에서는 1980년대 가정용 비디오 테이프 표준을 놓고 경쟁을 벌였던 'VHS vs 베타맥스' 싸움이 재연될 것으로 보고 있다.
21일 삼성전자 관계자는 "초고화질 TV 판매가 늘면서 전세계 TV 제조사들이 HDR 기술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HDR10플러스 기술을 무료로 개방하면서 생태계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번 행사 기간에 현지 유통 업체와 영상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QLED&HDR10플러스 포럼(서밋)'도 개최한다. HDR10플러스 기술을 적극 알리기 위해서다.
IFA는 연초 미국에서 개최되는 CES에 비해 발표되는 신제품 수는 적지만 연말 성수기에 앞서 시장 판도를 점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올해는 TV 부문에서 어느 진영이 HDR 기술을 주도할 것인지가 관전 포인트다.
HDR은 밝은 부분은 더욱 밝게, 어두운 부분은 더 어둡게 보정해 명암비를 향상시키는 기술이다. 기존의 스탠다드 다이나믹 레인지(SDR)에 비해 더 넓은 영역의 휘도(밝기)를 표현할 수 있는 것이다. 초고화질 TV 영상을 더욱 풍부하고 생동감 있게 표현할 수 있에서 최근 콘텐츠 사업자와 TV 제조사들이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
HDR 기술은 음향 기술로 유명한 미국 돌비사가 2014년 '돌비 비전'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소개했다. 돌비 비전은 미국 헐리우드를 비롯한 일부 산업계를 장악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돌비 비전에서 진일보한 HDR10+ 기술로 돌비의 안방격인 헐리우드에 진입한데 이어 글로벌 주도권을 쥐겠다고 벼르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출시한 QLED TV와 UHD TV 전 제품에 HDR10+를 탑재했다. 앞서 지난 4월에는 전세계 200여개국에 동영상 스트리밍을 제공하는 아마존과 HDR10+ 확산에 협력하기로 하는 등 생태계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재 '아마존 프라임'에서는 HDR10+가 적용된 동영상 콘텐츠를 내려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는 IFA2017을 계기로 HDR10+ 생태계를 크게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경쟁 기술인 돌비 비전은 콘텐츠 사업자들에게 유료로 판매된다. 또한 TV제조사들은 돌비비전용 칩을 별도로 구매해 탑재해야 한다. 반면 삼성전자의 HDR10+는 누구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어서 확장성이 높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HDR10+는 HDR 영상을 가장 섬세하게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진화한 기술"이라며 "오픈 소스로 업계 확산을 통해 자연스럽게 차세대 HDR 영상의 표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과거 VHS와 베타맥스간 경쟁에서 사용 편리성을 앞세운 VHS연합이 승기를 잡은 것처럼 HDR10+가 돌비 버전보다 유리한 고지에 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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