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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충제 계란 파동]식품안전 불신 팽배…소비심리 악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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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 판매 정상화됐지만, 소비자 불신 여전
매출 평상시 대비 절반 수준 그쳐

[살충제 계란 파동]식품안전 불신 팽배…소비심리 악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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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주부 김정미(34)씨는 가볍게 장을 보기 시작한 지 벌써 나흘째가 됐다.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했을 때도 떨어지지 않게 사놓던 계란도, 에어프라이어를 이용해 아이들 반찬으로 주던 냉동식품도 들여놓지 않는다. 당분간은 가공식품이나 계란이 들어간 음식 보다는 시골에 거주하시는 부모님이 보내주는 나물이나 채소 위주로 상을 차릴 계획이다. 잘 먹이기 위해 했던 노력들이 오히려 가족들에게 해가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식품안전 전반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지면서, 소비심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일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8일 전수조사 결과 적합 판정을 받은 1190개 농장에 대해 계란 출하를 즉시 허용했다. 현재 전체 계란 물량의 96%가 정상 공급되고 있다.

그러나 매출은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다.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에 따르면 주말이던 지난 18~19일 계란 매출이 평상시 대비 절반 수준에 그쳤다. 생란과 삶은계란, 구운계란 등을 판매하는 편의점에서도 관련 매출이 30% 이상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등 대기업 계열 프랜차이즈 업체들 역시 최근 매출이 10% 안팎의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협력 농가에서 살충제 계란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공식적인 검사결과도 나왔지만,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으면서다.


유통업계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식품안전에 대한 불신이 확대되며 전반적인 소비심리 위축이 나타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앞서 덜 익은 햄버거 패티 논란과 질소과자 사고에 이어 잇달아 발생한 식품 사고에 먹거리에 대한 신뢰도는 추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살충제 계란 파동]식품안전 불신 팽배…소비심리 악화 우려


앞서 초등학생이 유원지나 먹거리타운 등에서 주로 판매되는 질소과자를 먹고 위에 구멍이 뚫리는 사고를 당한 바 있다. 영하 196도의 낮은 온도로 먹거나 피부에 닿으면 동상, 화상 등의 부상을 입을 수 있지만 액체질소는 식품첨가물로 허가돼 있다. 정부 역시 별도의 관리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가 사고가 발생한 이후에야 사용기준을 새로 만들었다.


4세 여아가 햄버거를 먹은 후 '용혈성요독증후군' 진단을 받고 신장기능의 대부분을 상실한 사건도 먹거리 포비아를 확산시키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안전에 문제가 있는것이 계란 뿐이겠느냐. 국민 먹거리 안전에 대한 정부의 의식 수준과 검증 시스템이 이렇게 후진국 수준인줄 몰랐다"는 등 정부의 관리능력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여전히 높다.


한 업계 관계자는 "18일 정부가 정상 계란을 유통한다고 밝혔지만, 예전 수준으로 회복은 시간이 더 많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계란을 핵심 재료로 사용하는 식품들 역시 도미노 현상이 나타날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소비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되는 분위기도 나타나고 있다"면서 "하반기 경기 회복을 기대했는데, 현재 상황에서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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