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양계농가 전수조사 결과, 살충제 검출 49개
49개 농가 계란 생산량 344만2000개…유통 경로 오리무중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정부의 살충제 계란 전수조사가 종료됐지만, 여전히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계속되고 있다. 살충제 계란이 확인된 농가는 전체의 5% 미만이지만, 양계농가에 대한 허술한 위생관리와 부실한 표본조사 등 정부의 대응 과정에서 여론의 뭇매를 키웠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5~17일 전국의 1239농장을 대상으로 살충제 사용 여부를 검사해 49개 부적합 농장을 가려냈다. 나머지 1190개(95.7%) 농장은 살충제를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부적합 49개 농장에서 검출된 살충제 성분은 피프로닐(8농장), 비펜트린(37), 플루페녹수론(2), 에톡사졸(1), 피리다벤(1) 등 5개 성분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피프로닐은 닭을 포함해 식용 가축에게 사용이 금지됐으며, 애완용 개와 고양의 벼룩과 진드기 제거하는데 사용된다. 미국과 유럽에서 동일한 용도로 사용되며, 사료를 먹은 가축에 잔류할 수 있는 양을 고려하여 설정된 잔류허용기준은 0.02 ppm이다.
가장 많이 검출된 비펜트린은 비어있는 계사(鷄舍)에 이(와구모) 제거용으로 사용되며, 사료를 먹은 가축에 잔류할 수 있는 양을 고려해 0.01 ppm으로 잔류허용기준이 설정됐다.
플루페녹스론은 독성이 낮지만, 성인(60kg)이 하루 2.22㎎ 가량을 섭취하면 안전하다, 또 에톡사졸은 독성시험에서 급성독성은 낮고, 유전독성과 발암성은 없지만 간독성이 나타난 살충제 성분이다. 매일 평생 노출되어도 안전한 기준은 성인(60kg)이 하루 2.4㎎수준이다. 다만, 플루페녹스론과 에톡사졸은 계란에서 검출이 금지된 약품이다.
정부는 관계기관 합동 특별점검반(51개반 153명, 3인 1조)을 구성해 지난 18일부터 부적합 판정을 받은 49개 농가에 대해 오염된 계란의 회수 및 폐기 상황 등을 직접 점검하고 있다. 또 이들 농가에서 출하된 계란은 판매업체에게 회수하도록 했다.
마트 등 판매점, 음식점, 집단급식소, 제조가공업체에 부적합 농가 출하 계란 관련 정보를 제공하여 부적합 판정계란의 유통을 차단하도록 하였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부적합 판정을 받은 49개 농가에선 매일 344만여개의 계란이 생산된다. 정부가 출하 금지조치를 내린 지난 15일 이전까지 매일 344만여개의 살충제 계란이 유통됐다는 이야기다.
정부는 그동안 부적합 계란에 대해 회수·폐기조치했다고 발표했지만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하지 않고있다.
앞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살충제에 오염된 계란의 유통경로를 철저히 추적해 조속히 회수·폐기조치하고, 관련 정보를 소비자인 국민께 소상히 공개하여 국민의 알권리와 먹거리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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