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김포~제주 구간'의 '성수기 주말' 일부 항공권의 경우 저비용항공사(LCC) 운임이 대형항공사 보다 더 비싸다는 한 소비자단체의 주장이 나왔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김포~제주 구간의 성수기 주말 각 항공사별 운임을 조사한 결과, 공항시설사용료 등이 포함된 총액 편도기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11만3200원ㆍ11만9200원, 제주항공ㆍ진에어ㆍ에어부산ㆍ티웨이항공ㆍ이스타항공은 10만1200∼10만4100원으로 나타났다.
성수기 주말의 경우 LCC 운임이 대형항공사 보다 평균 17.7% 낮아 그 격차가 크지 않고, 위탁수하물ㆍ사전좌석지정 등의 유료서비스까지 이용한다고 가정할 경우 오히려 1.4∼9.5% 비싸지는 역전현상까지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정말 LCC 운임이 대형항공사 보다 비싼걸까?
협의회의 조사 대상은 단일 노선 가운데 전세계에서 연중 가장 붐빈다는 김포~제주 노선의 성수기 주말 운임이다. 김포~제주 노선은 항공사들의 좌석공급량이 승객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포화 노선'이다. 수요가 많다보니 가격결정권은 공급자인 항공사들이 주도하고 있고,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대형항공사들 입장에서는 그만큼 입지가 약화된 노선이기도 하다. LCC와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대형항공사들은 해당 노선의 운임을 계속해서 끌어내리고 있어 상대적으로 LCC 가격이 높아보이는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그렇다면 비수기 평시 운임은 어떨까. 같은 김포~제주 노선에서 제주항공이 올해 판매한 항공운임 중 최저가가 총액 편도기준 9000원이다. 최고가인 성수기 요금(10만2800원) 대비 91.2% 저렴한 가격이다. 다른 LCC들도 이스타항공 9900원, 티웨이항공 9900원, 진에어 1만6100원으로, 정상 운임 대비 83.9%~91.2% 저렴한 운임에 판매하고 있다. 이는 대형항공사인 대한항공 4만6100원, 아시아나항공 1만4500원과 비교하면 최대 5분의 1 이상 낮은 수준이다.
LCC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오해도 작용한다. LCC는 '수송'이라는 기본에 집중해 서비스 비용을 절감했다. '저가' 즉 낮은 운임이 아닌, '저비용' 즉 낮은 비용구조를 추구한다는 의미다. 대형항공사들과 달리 기내서비스를 줄이고 티켓 유통과정을 단순화하면서 비용을 낮춘 것이다. 이러한 가격 경쟁력을 기반으로 소비자 폭을 넓혔고 박리다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해왔다. 낮은 항공권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기내식과 좌석 예약 서비스, 공항 라운지 서비스를 유료화하는 방식으로 부가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이런 결과로 정상운임 대비 91% 낮은 초특가 운임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LCC의 이같은 전략은 결과적으로 대형항공사의 요금을 낮추는 효과도 낳았다. LCC들의 선전으로 중단거리 노선에서 박리다매 경쟁이 심화되면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도 요금을 낮출 수 밖에 없게 된 것이다. 김포~제주 노선에서 아시아나항공(1만4500) 운임이 진에어(1만6100원) 보다 낮은 것도 이 때문이다.
LCC업계 한 관계자는 "할인점에서 판매하는 모든 상품이 다른 매장보다 다 저렴하지 않듯 LCC라고 해서 대형항공사 보다 무조건 많이 저렴해야 한다는 주장은 시장 논리에 맞지 않다"면서 "유료서비스 이용을 최소화하고 프로모션 특가를 이용하면 LCC의 수혜를 충분히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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