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세부담 늘려 취약계층 지원
법인세 세수효과 2조6000억
R&D·설비투자 세액공제 축소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내년부터 초대기업 129곳은 법인세율이 22%에서 25%로 인상된다. 법인세 최고세율은 2008년 이후 10여년 만에 25%로 되돌아가게 된다. 대기업의 연구개발(R&D) 비용이나 설비투자에 대한 세액공제도 줄어든다.
정부는 대기업에 대한 세부담을 늘려서 '분배-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취지로 대기업으로 부터 걷어들인 세금은 취약계층이나 영세기업 등에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2일 기획재정부는 법인세 과표구간에 '2000억원 초과' 구간을 신설하고 세율 25% 적용하는 내용을 담은 '2017년 세법개정안'을 발표했다.
이번 세법개정에 따라 대기업은 향후 5년간 3조7000억원의 세금을 추가로 부담해야 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이 가운데 법인세율 인상으로만 2조5599억원의 세수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현재 경제여건과 과세형평 등 감안해 상대적으로 여력있는 소득계층과 일부 대기업 대상으로 조정하는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며 "초과 재원으로 취약계층, 영세기업 지원하면 사회통합과 상생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행 법인세는 과표구간 '2억원 이하', '2억~200억원', '200억~2000억원' 등 3개 구간에 대해 각각 10%, 20%, 22%의 세율이 적용돼왔다.
과표 5000억원의 법인인 경우 현행 법인세율에 따라 1095억원을 부과해야 하는데 앞으로는 1185억원으로 90억원 가량 늘어나게 된다.
아울러 대기업 R&D비용과 설비투자 세액공제도 축소, 세수가 5500억원 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대기업 일반 R&D 증가분에 대한 3% 세액공제는 현행 유지하는 대신, 당기분은 R&D지출액의 1~3%에서 0~2%로 축소키로 했다. 세액공제를 적용할때 당기분이나 증가분을 선택할 수 있는데 당기분 방식은 단순보조적 지원으로 R&D유인효과가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설비 투자세액공제도 축소된다. 생산성향상시설과 안전설비 투자세액공제는 2019년까지 일몰을 연장하는 대신 대·중견·중소기업 공제율을 현행 3·5·7%에서 1·3·7%로 낮춘다. 환경보전시설 세액공제율도 현행 3·5·10%를 1·3·10%로 낮춘다.
올해말 일몰이 도래한 조세특례 50개 가운데 5개에 대해 일몰종료한다. 고배당기업 주주에 대한 배당소득증대세제와 해외주식펀드 수익에 대한 과세특례, 고위험고수익투자신탁 과세특례, 기업간 주식 등 교환에 대한 특례, 임대주택부동산 투자회사 현물출자자에 대한 과세특례 등이다.
또 19개는 재설계하고 나머지 26개는 일몰을 연장한다.
개발제한구역내 토지에 대한 양도소득세 감면율을 현행 25%에서 20%로 낮추고, 전자신고세액공제 한도도 40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줄인다.
개인택시용 차량구입비 부가가치세와 농어촌주택 취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과세특례는 3년 연장되며 전기차 개별소비세 감면은 2년 연장된다.
이외에도 군에서 운영하는 골프장과 호텔, 콘도 등에도 부가가치세가 적용된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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