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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대통령, 휴가지로 진해 선택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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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도발시 예상 시나리오…즉시 보고·화상으로 軍 지휘
野 "코리아패싱 자인…평화·국익 위태로워 국민 불안"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 북한이 3일 오전 1시 6차 핵실험을 했다는 소식이 군 당국과 미국·일본 등 외신을 통해 전해진다. 앞서 북한의 움직임을 주시하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핵실험 직후 진해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 사실을 보고하기 위해 송인배 1부속실장에게 전화를 건다. 송 부속실장은 수면을 취하고 있던 문 대통령에게 이 사실을 즉시 전달한다. 문 대통령은 인근 군 부대로 이동해 화상시스템으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며 사태를 파악하고 후속조치를 지시한다. 상황이 엄중하다고 판단한 문 대통령은 전용 헬기를 통해 청와대로 즉시 복귀한다.

문 대통령의 휴가 중 북한이 추가 도발할 경우를 가정한 예상 시나리오다. 지난 달 28일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가 급박하게 돌아가자 문 대통령이 휴가를 취소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각에서 제기됐다. 그러나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휴가지인 진해에서도 군 지휘권을 행사할 수 있는 여건을 갖췄다고 강조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2일 "휴가지에서도 북한의 도발 등에 대비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했다"며 "긴급한 상황을 (대통령이) 신속히 보고받고 화상회의 등으로 군 지휘권을 행사하는 데 진해 군 부대는 최적의 장소"라고 강조했다. 이어 "준비된 휴가를 취소하는 게 오히려 국민들을 불안하게 할 수 있다"며 "대통령은 예정된 휴가를 모두 마치고 5일 복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야당의 비판 수위는 계속 높아지고 있다.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는 이날 당 회의에서 "휴일 휴식 중이던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ICBM 발사 건으로 일본 아베 총리와 52분간 통화를 했지만 당사자인 문 대통령은 휴가가 끝나는 5일 경이나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할 예정"이라며 "청와대는 '지금 당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해도 할 얘기가 없다'는 어처구니 없는 해명으로 코리아 패싱을 자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대통령이 휴가를 떠났고 안보까지 휴가 보낸 문재인 정부의 무개념 안보의식과 국정 운영이 한심스럽기 짝이 없다"며 "안보를 휴가 보낸 문재인 정부의 한가로운 국정운용으로 평화와 국익이 매우 위태로워지고 있고 국민의 불안은 갈수록 커진다"고 지적했다.


정용기 한국당 원내수석대변인은 전날 논평에서 문 대통령이 미·일 정상과의 전화를 여름휴가 복귀 이후로 미룬 점을 겨냥,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인 우리 스스로가 코리안 패싱을 자초하고 있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엄중한 한반도 안보 위기 상황임에도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의 여유로운 모습에 국민들은 그저 어안이 벙벙할 뿐"이라고 쓴소리를 냈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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