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불안 유발 우려 반영된 듯"…월소득 적고, 고령층 일수록 '민감'
6개월 연속 상승한 소비자심리와도 엇갈려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내년도 최저임금이 대폭 올랐지만 취업시장을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가계는 오히려 줄었다. 월소득이 적고, 고령층 일수록 민감하게 반응했다. 취업전망은 통상 소비자심리와 맥을 같이 해왔지만 이달에는 달랐다. 최저임금 인상폭이 커 고용불안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17년 7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취업기회전망CSI(110)는 전월대비 11포인트 내려갔다. 8개월 만의 하락전환이다. 이 지수는 지난 5월 새 정부 출범과 함께 27포인트 급등한 바 있다.
이달 취업전망CSI는 지난 15일 최저임금 인상안 발표와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조사기간(7월11∼18일) 중 최저임금 인상이 결정된 만큼 일각에서 내놓는 고용감소 우려가 반영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정부는 지난 15일 내년도 시간당 최저임금(7530원)을 역대 최대 폭인 16.4% 올렸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최저임금이 인상되더라도 기업이 투자를 늘려 민간 일자리가 나와야 효력이 발휘되는 것"이라며 "공공부문 채용 확대는 일자리 정책 지속성이 떨어지는 데다 최저임금이 높아져 오히려 민간 일자리는 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듯하다"고 분석했다.
저소득층, 고령층 등 고용취약계층에서 특히 하락폭이 컸다. 월소득 100만원미만 가계의 취업전망CSI(104)는 전월대비 11포인트 떨어져 전체 소득별 집계에서 감소폭이 가장 컸다. 연령대별로는 70세이상(107)의 하락폭이 13포인트로 최대였다. 또 여성(-8포인트)보다는 남성(-11포인트)이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소비자심리지수(CCSI)와도 흐름이 엇갈렸다. 7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11.2로 전월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이 지수가 기준치(100)보다 높으면 경제 상황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리가 낙관적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달 소비자심리지수가 소폭 상승했는데도 취업전망CSI가 하락한 건 정책 환경이 새 일자리를 만들어 내기는 어렵다는 판단이 반영된 걸로 보인다.
반면 임금수준전망CSI(124)는 2포인트 상승해 지난달에 이어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5개월 연속 상승이기도 하다.
주택가격전망CSI(115)는 1포인트 하락했다. 6ㆍ19대책 이후 처음으로 측정된 수치인만큼 대책 영향이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가계수입전망CSI(103)는 전월과 동일했고, 소비지출전망CSI(108)는 1포인트 떨어졌다. 또 가계저축전망CSI와 현재가계부채CSI는 둘 다 보합을 나타냈다.
지난 1년 동안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인식을 나타내는 물가인식은 2.5%로 전월과 같았다. 앞으로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으로는 공공요금(45.7%)이 지목됐다. 이어 농축수산물(43.2%), 공업제품(39.4%) 순으로 나타났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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