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여성칼럼]촛불시민과 적폐공직자 '불편한 동거'

시계아이콘01분 38초 소요

[여성칼럼]촛불시민과 적폐공직자 '불편한 동거' 강민정 (사)징검다리 교육공동체 상임이사
AD

[아시아경제 ]작년 교육부 고위관료가 국민을 개ㆍ돼지에 비유하더니, 물난리로 주민들이 생사를 넘나들고 있는 때에 파리 개선문과 이탈리아 피사 사탑 등을 둘러보러 국민 세금으로 외유를 떠났던 도의원이 이번에는 국민을 쥐새끼에 비유하며 질타를 했단다. 공당의 원내수석부대표를 맡고 있는 국회의원은 조리사를 동네 밥하는 아줌마에 불과한 이들이니 정규직화할 필요가 없는 나쁜 사람들이라 했다.


이들은 선출직 대의임무를 맡은 이거나 공무를 담당하는 고위 관료다. 그들은 모두 국민들이 낸 세금으로 월급 받으며, 국민들을 위해 일하라는 국민명령을 수행하는 이들이다. 왕조 시대도 아니고 독재정권 시대도 아닌데 국민을 단순 통치대상으로, 그것도 사람이 아닌 짐승급으로 여기거나 등급을 매기는 이들이 공직을 맡고 있는 게 대한민국의 정치의 현 주소다.

선출직이든 임명직이든 공직자의 의식과 태도는 일반인들의 그것보다 더 엄격한 기준을 요구받는다. 그들의 일은 자신이 아니라 수백, 수천, 때로는 수천만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들의 공익적 가치관의 내면화 정도를 국민들이 가늠하기란 쉽지 않다. 이들은 선거나 시험을 통해 선발되며 공직을 맡음과 동시에 자격과 권한은 커지는데 반해 직 수행을 위해 요구되는 자질과 소양을 기르기 위한 어떤 교육도 제대로 받지 않는다. 그러니 국민을 개ㆍ돼지나 쥐새끼로 여기는 이들이 버젓이 국민을 대신하는 자리에 있게 된다.

헌법 제7조는 "공무원은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고 되어 있고, 지방자치법 제36조에는 "지방의회의원은 공공의 이익을 우선하여 양심에 따라 그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여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기실 국민을 개ㆍ돼지로 비유한 이는 자신이 개ㆍ돼지에 대해 책임을 지는 일을 하고 있다고 말한 것에 다름 아니며, 국민을 쥐새끼에 비유한 도의원에게 공공의 이익이란 쥐새끼들의 일 정도로 이해되고 있을 뿐이다.


국민 전체를 대표한 입법기관인 모 국회의원은 전국 1만1000여개 학교에서 아이들 밥을 지어주는 이들을 대표할 의사가 전혀 없음을 선언한 것이기도 하다.


선거 때만 납작 엎드려 국민들을 의식할 뿐 그들은 위임받은 권한이라는 사실을 새까맣게 잊고 마치 처음부터 군림하고 통치할 권한을 타고 난 사람들처럼 행세한다. 국민들은 지난 겨울을 거치며 스스로도 미처 깨닫지 못한 사이에 촛불 시민으로 엄청난 각성과 성장을 이뤄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률에 규정된 절차 때문에 각성된 국민 수준에는 어울리지 않는 대리자들과 공존해야 하는 불편한 시기를 견뎌내고 있다. 지방선거는 앞으로 1년 후, 국회의원 선거는 3년 후에나 있다. 이 불편한 동거 기간이 불가피한 것이라면 최소한 공직자들에게 기본적인 소양교육이라도 강제했으면 싶다.


새 정부가 5개년 계획의 첫 번째 과제로 적폐청산을 제시했다. 청산해야 할 적폐가 한둘이 아니지만 그중 하나는 촛불시민과 격이 맞지 않는 선출직과 임명직 공직자들의 적폐에 준하는 의식을 걷어내는 일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 공직자와 선출직들에 대한 최소한의 교육을 실시하는 게 필요하다.


엄밀하게 말하면 헌법농단 사태의 책임이 탄핵된 전임 대통령에게만 있다고 볼 수는 없다. 그이가 그렇게 국정을 주무르는 동안 행정부를 감시하고 견제해야 할 국회가 제 역할을 못한 것이니 국회 역시 책임을 질 필요가 있다. 자신들에게 권한을 위임해 준 국민을 개ㆍ돼지나 쥐새끼 혹은 밥이나 하는 동네 아줌마로 폄하하는 대리인들을 다시는 보지 않게 되었으면 좋겠다.


강민정 현 (사)징검다리교육공동체 상임이사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