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정부선 주로 여성가족부·환경부 등에만 기용
강경화·김현미는 해당부서 최초
실세부처에 女장관 기용
[아시아경제 이설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고용노동부 장관에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지명했다. 김 후보자가 임명되면 외교·국토교통부 등에 여성 장관이 고루 기용되면서 '여성 몫 장관'에 대한 고정관념이 깨질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에서 기용된 여성 장관 4명 중 2명은 '최초' 타이틀을 갖고 있다. 강경화외교부장관과 김현미 국토부장관은 모두 해당부서 최초 여성 장관이다. 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여성최초 고용부장관이라는 타이틀이 추가된다. 여기에 장관급까지 포함하면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이 여성으로서 최초로 보훈처장에 기용된 사례다. 역대 정부에서 여성은 주로 여가·복지·환경부 등 부처에 기용돼 왔다.
이는 문 대통령이 대선 기간 내세웠던 '초기 내각 여성 장관 비율 30%'를 단순 숫자 채우기에 그치게 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남녀 동수 내각의 출발점으로 초기 내각 여성장관 비율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29.3%(2015년 기준)보다 다소 높은 30%를 공약으로 내건 바 있다.
문 대통령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민정수석 시절 강금실 변호사를 장관 후보자로 추천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자서전 '운명(2011)'에서 "당시 판사를 거쳐 민변 부회장을 하고 있던 강금실 변호사를 추천한 건 나였다"고 적었다.
'여성 장관 비율 30%' 공약은 장관이냐 장관급이냐 등에 따라 달성 여부가 달라진다. 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현행 정부조직법상 장관 17명 가운데 5명이 여성 장관으로 비율로 따지면 29.4%다. 25일 국무회의에서 정부조직법이 의결되고 피우진 보훈처장까지 장관급으로 격상되면 여성 장관급 비율은 19명 중 6명으로 31.6%가 된다.
문 대통령이 현재 공석인 중소벤처기업부에도 여성장관을 기용할지가 변수다. 여성장관을 임명하면 장관급 비율은 19명 중 7명으로 36.8%까지 올라간다. 장관으로만 국한하면 18명 중 6명으로 33.3%다. 중기부에 남성이 임명되고 범위를 장관으로만 제한하면 18명 중 5명으로 비율상 27.8%다.
그러나 공약달성 여부와 무관하게 문 대통령은 헌정사상 초대 내각에서 가장 많은 여성장관을 기용했다. 역대 정부 초대 내각에서 여성 장관 비율은 김영삼정부 18.7%, 김대중정부 17.6%, 노무현정부 21%, 이명박정부 6.6%, 박근혜정부 11.7%다.
이설 기자 sseo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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