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성들 사이에서 화제인 생리컵. 국내에서 아직 정식 출시가 되지 않은 가운데 블로그 및 각종 SNS에서는 해외에서 생리컵을 구매한 여성들의 사용 후기가 줄을 잇고 있다. 이와 관련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8일 국내 생리컵 수입업체 중 한 곳이 제출한 수입허가 신청서를 받아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검토는 거의 막바지 단계에 이르러 곧 정식 수입허가를 내줄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만간 국내에서 만나게 될 생리컵에 대한 다양한 궁금증을 정리했다.
◆반영구적인 생리컵, 내게 딱 맞는 제품 선택이 중요 = 생리컵이란 질 내에 삽입해 생리혈을 받아내는 컵 모양의 기구다. 실리콘 재질로 구성돼 관리만 잘하면 10년 정도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경제적이다.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는 이미 생산 판매 중이다.
생리컵의 크기는 지름 4~5㎝, 높이 5~8㎝ 등 다양하다. 따라서 자기에게 꼭 맞는 생리컵을 찾는 게 중요하다. 생리컵 구매에 앞서 고려할 사항은 질의 길이를 측정하는 일이다. 질 속에 자신의 검지 혹은 중지를 넣고 자궁경부가 닿을 때 손가락 마디가 어디까지 들어가는 지 보면 된다. 보통 손가락 두 마디 이상 들어가면 큰 사이즈, 그 이하는 작은 사이즈라고 본다.
생리혈의 양도 따져봐야 한다. 평소 생리 양이 많은 사람이 무턱대고 작은 사이즈를 구매할 경우 자주 갈아 끼워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평균 2만~5만원이면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크기별로 구입해 양이 많은 생리 초반에는 큰 컵, 막판에는 작은 컵을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또 적당히 부드러우면서도 단단한 컵을 골라야 사용 시 불편함이 적다.
◆생리컵에 대한 불편한 오해, '처녀막' 찢어지고 건강 해친다? = 생리컵 사용법은 단순하지만 그리 쉽지는 않다. 생리컵을 잘 접은 뒤 질 속에 집어넣고 펴면 된다. 방향만 맞게 들어가면 자연스럽게 위치를 잡기 때문에 이물감은 차츰 해소된다. 생리컵을 제거할 때는 다리를 벌리고 쭈그려 앉아 생리컵 꼬리 부분을 잡고 좌우로 천천히 움직이면서 빼면 된다.
생리컵 사용이 질막(처녀막)을 찢을 수 있다며 정서적 반감을 갖는 사람들도 있다. 질막은 질 입구 쪽에 붙어 있는 피질층으로 도넛부터 초승달까지 사람마다 모양과 크기가 천차만별이다. 질막은 약간의 구멍을 두고 질을 감싸고 있으며 만일 질막이 질을 완전히 뒤덮을 경우 오히려 수술을 통해 이를 제거해야 한다. 생리컵은 구멍에 맞게 잘 끼우기만 한다면 나이나 성 경험 여부에 상관없이 사용 가능하다.
생리컵 사용이 몸에 해롭다는 인식도 있다. 생리컵에서 환경 호르몬이나 중금속이 나올 수 있다는 의심이다. 생리컵의 주재료인 실리콘은 무독성 물질로 친환경 원료 중 하나다. 또한 열에 강하고 부식이 잘 되지 않아 관리하기 쉽다. 실리콘이 성형수술과 조리 기구에 많이 쓰이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생리컵과 사용법이 유사한 '탐폰'의 부작용 중 하나인 '독성쇼크증후군'을 언급한다. 독성쇼크증후군은 탐폰 면 조직에 포함된 고농도 고분자 화학물질로 인해 심한 고열, 저혈압, 구토, 복통, 설사 및 홍반성 발진 등이 나타나는 것이다. 하지만 생리컵은 화학물질로 생리혈을 빨아들이는 게 아니라 단순히 받아내는 것이기 때문에 이 증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고 한다. 또 생리대 사용 시보다 냄새가 덜 나고 피부 질환을 덜 유발시킨다는 평가가 많다.
눕거나 엎드릴 경우 생리혈이 샌다는 것도 오해다. 생리컵은 꼬리를 잡아당겨야만 빠지도록 설계돼 있어 역류 가능성이 적다. 오히려 착용 중 샤워와 물놀이까지 가능하다.
생리컵은 적절한 세척·소독·건조 과정만 지킨다면 원상태를 10년 이상 유지할 수 있다. 하루에 한 번 비누칠을 해 미온수로 세척한 뒤 식초와 물을 1대 9로 희석해 소독하고 건조한 뒤 보관 용기에 담아두면 된다.
아시아경제 티잼 송윤정 기자 singas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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