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문재인 정권이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일자리 정책은 '제1종 오류'를 내포하고 있다. 이제는 국민들이 이를 바로 알고 냉정한 평가를 내려야 할 때라고 본다.
1928년 통계학자 예르지 네이만과 이건 피어슨의 논쟁에서 비롯된 용어 제1종 오류와 제2종 오류는 이제 국가정책의 오류 여부를 따지는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
필자는 두 오류 중 '효과가 없는 데도 효과가 있다고 잘못 파악하고 내리는 정책결단' 즉, 제1종 오류의 심각성에 대해 여러 차례 지적한 바 있다. 환자에게 치료효과가 없는 약을 처방함으로써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해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하는 부도덕성이 그 문제의 핵심이다.
실제로 현 정부가 제시하는 공공일자리 정책은 그 확대 필요성이 인정된 경찰, 소방 공무원 채용과 민간위탁 사업을 공공부문으로 회수해 직접 채용 하는 일자리가 주 내용이다. 이런 공공일자리 정책은 일자리 창출이 아닌 '일자리 돌려막기 정책'에 불과하다고 단언할 수 있다.
현재 4차 산업혁명기에 요구되는 일자리, 즉 도전과 창의성이 강조되는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 대한 내용은 전혀 없이 산업시대에나 통하던 공공일자리 정책을 내세우는 현 정부는 과연 국민을 위한 정부라고 할 수 있는가. 미래 시장에 대한 정부의 과감한 지원과 투자 유치가 필요한 이 시점에 노동시장 경직성이 가장 큰 공공일자리에 국민 혈세인 정부재정을 투입하는 것은 정상적 정책방향이라 할 수 없다. 지금의 공공일자리 정책은 대한민국호가 4차 산업혁명의 물결에 제때 올라타지 못하게 하는 역풍이 될 우려가 크다. 새로 만들어질 일자리 81만개를 날려버리는 기회비용과 시대변화에 따라 자연 도태되는 일자리를 떠안는 매몰비용이 돼 오히려 고용절벽을 초래하는 '일자리 대참사'를 불러올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4월 기준 청년실업률이 11.2%다. 지난해 같은 달 대비 0.3%p 상승한 역대 최고 수준이다. 국민들의 미래에 대한 불안과 걱정을 덜어줄 정책을 내 놓아야 하는 현 정부의 다급함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제1종 오류, 즉 효과 없는 정책으로 국민의 눈을 가리고 부담을 전가하는 현 정부의 모습이 그리 정의로워 보이지는 않는다.
지금이라도 현 세대와 미래 세대에 과도한 부담을 안기는 공공일자리 정책을 포기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미래지향적 투자는 물론 기업혁신의 발목을 잡는 규제의 과감한 철폐가 우선이다.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정부가 아니라 기업이다. 기업가가 자유롭게 창의를 발휘하고 활동하기 좋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 정부가 할 일이다.
경직적이고 비효율적인 공공일자리 정책은 포기하고 일자리 창출의 역할을 민간에 과감히 넘겨야 한다. 창의력과 효율성은 정부보다 민간이 압도적으로 우세하다. 학문과 현실에서 검증된 진리다. 왜 이것을 부정하려 하는지 모를 일이다.
사실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일자리 나누기 정책은 일자리 창출보다 더 실현하기 어렵다. 문재인 정부가 하겠다는 일자리 나누기는 정규직이라는 안정적 노동지위를 갖는 기득권층의 폭 넓은 양보가 전제돼야만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정부의 의지와 호소로 가능하다고 믿는 것은 순진한 기대일 뿐이다.
지금 정부 또한 5년 시한부 정권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금쪽같은 5년 동안 쉼 없이 전진해야 할 대한민국호를 4차 산업혁명이라는 시대의 도도한 물결 위에 띄우지는 못할 망정, 일자리 뺏어서 나눠주기가 초래할 사회갈등 무마에 탕진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은 필자만의 우려는 아닐 것이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송파을 당협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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