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추진 중인 '대형마트 허가제' 논란 계속
자유시장경제에 맞지 않아 VS 거대 자본력 가진 대기업 규제해야
[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문재인 정부가 추진 중인 '대형마트 허가제'에 대한 찬반 논란이 뜨겁다. 허가제 반대를 주장하는 이들은 규제의 실효성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과 자유시장경제의 흐름을 역행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찬성측은 거대한 자본을 가지고 있는 대기업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가 골목 상권 보호를 외치며 추진하고 있는 대형마트 허가제에 대한 찬성측과 반대측이 여전히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대형마트 허가제를 반대하는 입장은 규제의 실효성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리서치인리서치가 2014년 펴낸 대형마트 의무휴업 효과에 따른 소비자 조사 보고서에서는 의무휴업일동안 전통시장을 방문한 횟수는 연평균 0.92회 증가한 것에 그쳤다.
이들은 소비가 위축된다는 측면도 들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조사에 따르면 대형마트는 의무휴업일 규제로 인해 연간 2조800억원(산업통상자원부)의 매출이 감소했다. 특히 매출 감소분 중 1조2000억원은 다른 곳에서 소비가 발생되지 않아 소멸된 것으로 파악됐다.
소비자들의 불편도 소비 위축의 한 요인으로 꼽혔다. 실제 이 조사에서 소비자 61.5%는 불편을 초래하는 영업규제가 폐지 또는 완화돼야한다고 답변했다. 직장인 황지혜 씨는 "가정과 직장을 병행하는 직장을 다니는 엄마(직장맘)들은 주말에 주로 장을 보러 가야 하는데, 의무휴업이 있는 주말에는 장을 볼 수 없어 발을 동동 구르게 된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의무휴업으로 인한 피해는 연쇄적이라는 점도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자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대형마트에 상품을 납품하는 농어민과 중소협력체는 대형마트 의무 휴업으로 인해 연 8690억원의 피해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찬성측은 거대 자본력을 가진 대기업들의 무분별한 출점을 경계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복합쇼핑몰 주변 중소유통업자 및 소상공인 400명을 대상으로 '복합쇼핑몰 진출 관련 주변상권 영향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 중 66.3%가 복합쇼핑몰 진출로 인해 점포경영이 나빠졌다고 답했다.
특히 매출과 평균 고객 수가 크게 줄어들었다. 수원지역의 경우, 복합쇼핑몰 진출 3년 후 월 매출액이 진출 전 대비 29.1%, 1일당 고객 수는 38.2% 줄었다.
소상공인들은 복합쇼핑몰도 대형마트와 같은 수준의 의무휴무일, 영업시간 제한을 적용해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은주 씨는 "우리네들은 복합쇼핑몰이 진출하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다"며 "정부가 나서지 않는 이상 가게 문 닫는 건 시간 문제"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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