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잠재성장률 2016~2020년 2.8~2.9%…15년새 반토막
인구고령화 방치시 10년내 실질 성장률 0%대로 떨어져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을 의미하는 잠재성장률이 2%대로 떨어졌다. 노동생산성 하락, 자본축적 둔화 등으로 잠재성장률이 15년 만에 반토막이 났다. 인구고령화가 지속될 경우 10년 뒤 성장률이 0%대로 떨어질 것이란 진단까지 더해지면서 '저성장'을 타개하게 위한 구조개혁이 더욱 시급해지고 있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6~2020년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연평균 2.8~2.9%로 추정된다. 한은이 잠재성장률 추정치를 2%대라고 공식화 한건 처음이다. 잠재성장률은 한 나라 경제가 노동과 자본 등 생산요소를 동원해 추가적인 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성장률을 뜻한다.
잠재성장률은 약 15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하락했다. 2001~2005년 잠재성장률은 4.8~5.2로 추정된 바 있다. 한은이 가장 최근에 밝힌 잠재성장률도 3%대로, 2015년 12월 2015~2018년 3.0~3.2%를 언급했었다.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 하락은 최근 경제성장률이 2%대 수준을 지속하는 가운데 생산성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잠재성장률 요인별 기여도를 살펴보면 총요소생산성은 2001~2005년 1.9%에서 2016~2020년 0.7%로 급격하게 악화되는 걸로 나타났다.
한은은 서비스업 발전 미흡과 지나친 규제를 그 배경으로 꼽았다. 서비스업의 노동생산성은 미국에 비해 절반 수준이지만, 최근 서비스업 부문으로 노동력이 옮겨가며 1인당 노동생산성 증가세도 둔화하는 추세다. 지나친 시장규제 역시 생산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우리나라의 시장규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3개국 중 30위(2013년 기준), 지식재산권 보호정도는 30개국 중 26위(2016년 기준)에 머문다.
이와 함께 고도성장 과정에서 자본축적도가 이미 높은 수준인 데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또 가계소득 감소, 가계부채 누증 등에 따른 소비 부진 역시 성장잠재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특히 인구고령화는 장기적으로 우리나라 성장을 끌어내리는 요소다. 우리나라는 2018년 고령사회에 진입, 15~64세의 생산가능인구가 작년부터 감소 전환됐다. 한은은 최근 인구고령화를 방치할 경우 경제성장률이 10년내 0%대로 떨어진다는 진단을 내놨다. '인구고령화가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2000~2015년 연평균 3.9%이던 경제성장률은 2016~2025년엔 1.9%, 2026~2035년 0.4%로 가파르게 떨어졌다. 2036~2045년이 되면 실질 성장률은 0%로 내려올 걸로 전망됐다.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절벽'이 소비 부진→투자 감소→성장 위축의 악순환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성장 잠재력을 확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구조개혁이 강조된다. 산업구조조정과 서비스 시장 개혁, 기술혁신 등을 통해 한국 경제의 생산성을 높여나가고 저출산·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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