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구글과 페이스북 등 정보기술(IT) 거인들의 불공정행위를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지난 22일 인터뷰에서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의 정보 독점과 이에 따른 불공정행위를 규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에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고 25일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국민 세금으로 네트워크를 깔았는데 아무 비용도 지급하지 않고 정보를 싹쓸이하고 있다"며 "산업 차원의 문제도 있지만 경쟁당국 입장에서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눈앞에 둔 상황에서 정보격차가 커지면 불평등이 심화될 수 있다는 인식에서다.
김 위원장은 "4차 산업혁명에는 네트워크 효과가 있어 선점하면 그걸로 끝이고, 후발주자가 들어갈 여지가 없다"고 우려했다. 그는 재벌개혁이나 갑을관계 척결은 과거의 문제라며 "공정위의 새 역할은 미래의 새 산업을 지탱할 시장구조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단 이는 단기적으로 이뤄질 과제는 아니며, 김 위원장도 어떻게 접근할지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연구를 시작하겠다는 입장이다.
당장 해결에 착수할 문제로는 공기업의 일감 몰아주기를 꼽았다. 그는 "공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담합, 지배구조 등은 더는 방치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제 임기 3년동안 꼭 해야겠다고 생각한 것 중 하나"라고 말했다.
2015년 전후 공정위가 공기업의 불공정행위에 대해 철퇴를 내려 수백억원의 과징금 철퇴를 내린 이후 약 2년만이다. 그는 "공정거래법 적용대상에 공기업을 확실히 포함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건 전속고발권 폐지와 관련해서는 전속고발권이 규정된 6개 법안을 별도로 평가하고, 선별적으로 폐지하는 안을 만들어 국회와 협의할 방침이다.
그는 "(불공정행위를) 법문 위반으로 제재할 수 있는 법도 있지만 경제분석을 통한 경쟁제한성 입증이 돼야 처벌할 수 있는 법도 있다"며 "상대적으로 경쟁 제한성 분석이 필요 없거나 덜 중요한 법률부터 폐기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간금융지주회사법 도입과 관련해서는 일단 보류하고, 사후감독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금융그룹 통합감독시스템이 사후감독으로서 많은 부분을 해결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 중간금융지주회사법을 논의하는 상황이 만들어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정부 차원에서 중간금융지주회사법 추진을 보류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지금 국회 구조상 4당 중 한 곳만 반대해도 안 되는 상황"이라며 추진할 뜻이 없음을 확실히 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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