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 김은별 특파원] 전날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뉴욕증시는 20일(현지시간) 다시 하락했다. 유가가 하락세를 보인 영향이 컸다.
이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일대비 0.29%(61.91포인트) 하락한 2만1467.08로 장을 마감했다. 국제유가가 급락세를 보인 것이 주가를 끌어내린 요인이다. 종목별로는 석유기업 쉐브론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S&P 500 지수 역시 에너지주가 1.3% 가량 하락하며 떨어졌다. S&P 500 지수는 전일대비 0.67%(16.43포인트) 내린 2437.03으로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0.82%(50.98포인트) 떨어진 6188.03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 국제유가는 공급과잉 우려가 지속되며 9개월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배럴당 50달러선에 이어 40달러선까지 위협하는 수준이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7월 인도분은 전 거래일보다 0.97달러(2.2%) 하락한 배럴당 43.2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9월 중순 이후로 가장 낮은 수준이다.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7월 인도분 브렌트유도 0.95달러(2.03%) 하락한 배럴당 45.96달러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리비아와 나이지리아의 원유 증산과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이 증가하면서 석유수출국기구(OPEC) 주도의 감산 효과를 상쇄한 것으로 분석된다. CNBC는 "원유시장이 완연한 약세장에 들어섰다"고 전했다.
경제지표는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했다. 미 상무부는 1분기 경상수지 적자가 전분기보다 2.46% 늘어난 1116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적자 규모가 예상보다 적게 증가해 시장에 영향을 덜 미쳤다.
투자자들은 연방준비제도 인사들의 연설과 미 재무장관의 발언에 더 주목했다.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연준이 12월에 추가 금리인상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부진한 물가 지표가 반등할 수 있는지 지켜볼 시간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올해 안에 세제개혁안이 국회를 통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므누신 장관은 이날 미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나를 포함해 하원의장과 상원지도부 모두 올해 세제개혁안을 처리하는데 100%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세제개혁안은) 경제에 꼭 필요한 일이고 우리에게 특별한 기회가 왔다"며 "30년째 이어지고 있는 이 시스템을 손봐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폴 라이언 하원의장 역시 이날 전미제조업자협회 행사에 참석해 세제개혁에 최대한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할 계획이다.
라이언 의장은 개인과 기업 모두를 위해 세제개혁이 필요하고, 세제개혁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해 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할 예정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세제 개혁과 감세, 기업 규제 완화 등으로 성장을 촉진해 연간 경제 성장률 3%를 달성하겠다고 공약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세제개혁안이 국회를 통과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50파크인베스트먼트의 아담 사라한 CEO는 "세제개혁이 된다면 주식시장에 큰 상승 촉매제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내통 의혹으로 워싱턴이 혼란에 빠지면서 월가는 세제개혁안이 확실히 통과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문을 갖고 있다.
한편 금값은 5주 만의 최저치로 떨어졌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 물 금 가격은 전날보다 3.2달러(0.3%) 내린 온스당 1243.5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전망 속에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금값에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뉴욕 김은별 특파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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