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금호타이어 법정관리·박삼구 경영권 박탈 등 모든 가능성 검토
[아시아경제 강구귀 기자]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20일 긴급 주주협의회를 열고 금호타이어 처리 방안을 논의한다. 채권단은 19일 금호산업이 이사회를 통해 기존 입장을 고수함에 따라 법정관리 등 모든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이 "더이상 금호타이어에 해 줄 것이 없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양측이 사실상 루비콘 강을 건넌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은 이날 오후 2시 법무법인 광장에서 김석균 산은 구조1실장 주재로 긴급 금호타이어 주주협의회를 개최한다. 관련업계는 협의회 결과에 따라 금호타이어의 운명이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채권단이 쥔 가장 큰 카드는 채권만기 연장 불가다. 금호타이어는 이달 말 1조3000억원 규모의 채권이 만기된다. 이중 약 6000억원을 산은이 보유하고 있다. 채권단은 앞서 매각을 전제로 오는 9월말까지 3개월 채권 만기를 연장하는 방안을 잠정 합의한 바 있다.
채권단이 만기를 연장하지 않을 경우 금호타이어의 법정관리는 불가피하다. 채권단 일각에선 금호타이어 경영 정상화를 위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과 법정관리의 장점을 결합한 P플랜(프리패키지드플랜) 돌입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산은은 금호타이어 경영진에 대한 엄중한 문책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금호타이어의 2015년 경영평가에서 D등급을 받은 데 이어 2016년 경영평가도 D등급이 되면 주주협의회가 경영진의 해임을 권고 할 수 있다. 이럴 경우 박 회장의 해임은 물론 우선매수청구권도 소멸된다.
2014년 말 워크아웃을 졸업한 금호타이어는 이듬해 영업이익이 12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1.7% 감소했다. 올해 1분기에는 영업손실 282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산업은행 핵심 관계자는 "긴급 협의회에서 상표권 문제와 향후 매각 일정 등에 대한 채권단의 의견을 듣고, 대응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악의 경우 박 회장 측으로부터 담보로 받은 금호홀딩스 지분 40% 매각도 배제할 수 없다. 박 회장은 금호아시아나그룹 지주회사격인 금호호딩스 지분 65.09%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중 40%를 채권단이 담보로 잡고 있다. 금호홀딩스는 금호산업의 최대주주(지분 49.6%)다. 또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30.08%를 소유하고 있다.
채권단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박 회장측은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채권단 일각에서는 채권 이자를 낮춰 우회적으로 더블스타를 지원하자는 안도 나온다. 박 회장측은 매출의 0.5%를, 더블스타측은 0.2%를 상표권 사용료로 제시한 상태다.
만약 더블스타측이 채권단 안을 수용할 경우 금호타이어 매각은 기존 일정에 따라 오는 9월23일 이전에 완료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금호타이어 채권단 지분은 42.01%로 ▲우리은행 14.5%(지분율 33.7%) ▲산은 13.51%(지분율 32.2%) 등으로 구성돼 있다. 금호타이어 주주협의회는 안건에 대해 75% 이상 의결율로 결정돼, 우리은행 또는 산은이 반대하면 안건 통과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강구귀 기자 ni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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