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기획재정부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손잡고 개최한 제2회 AIIB 연차총회가 18일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이번 연차총회는 유독 '처음'이 많았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첫 대형 국제행사이자 문 대통령의 국제무대 데뷔 행사였으며,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국제무대 데뷔전을 치렀다.
또 중국이 주도하는 AIIB의 총회가 중국 이외의 지역에서 열리는 것도 처음이다.
총회를 계기로 사드(THH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으로 11개월간 끊겼던 양국 재무장관급 양자면담도 재개됐다. 지난해 11월 취임한 샤오제 중국 재정부장(재무장관)과 우리 경제부총리의 만남이 성사된 것도 처음이다.
개회식이 있던 16일에는 문 대통령과 김 부총리가 각각 축사와 기조연설을 통해 새 정부의 정책 방향을 천명하는 한편, 이를 총회의 주제인 '지속 가능한 인프라'와도 연계했다.
문 대통령은 축사에서 "인프라 투자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해야 한다"며 "한국은 물론 전 세계가 고용없는 성장, 청년 일자리 부족이라는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인프라 투자는 건축과 토목, 제조·서비스업에서도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강조했다.
김 부총리도 기조연설에서 "지속가능한 인프라는 새 정부의 정책방향인 일자리 창출과 포용적 성장과 연계되어 있다"며 "경제·사회·환경과의 조화, 정부 정책과의 조화, 공공·민간의 조화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차총회의 핵심인 거버너 회의에서는 아르헨티나, 마다가스카르, 통가 등 3개국의 신규 가입을 승인해 회원국이 77개국에서 80국으로 증가했다. 내년 총회는 인도 뭄바이에서 개최키로 하고 신임 총회 의장으로 인도 재무장관인 제이틀리 아룬을 선출했다. 김 부총리는 이번 거버너 회의의 의장을 맡아, 각국 거버너들의 다양한 의견이 도출될 수 있도록 유도했다.
연차총회 참석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부대행사도 준비됐다. '개도국 투자포럼'에서는 6개 개도국의 장관들이 직접 자국의 인프라 현황과 정책을 설명했고, 삼성물산·현대건설·두산중공업 한국 인프라 기업들이 직접 기술력을 홍보하는 자리를 갖기도 했다. 제주시도 스마트시티 등 지역 내에서 이뤄진 인프라 투자 사례 설명회를 가졌다. 네트워킹을 위한 1대 1 비즈니스 미팅에는 22개 기관이 참석한 가운데 150건의 비즈니스 미팅이 성사됐다.
참석자들에게 다양한 한류의 매력을 소개하는 장이 되기도 했다. 김 부총리는 AIIB 회원국 대표단과 국내외 주요 초청 인사 등을 대상으로 주최국 만찬을 주최하고 인기 걸그룹 AOA, 국내 최초의 20개국 다문화가정 어린이 합창단 '레인보우 합창단' 서울시립무용단의 장고춤 등을 선보였다. 만찬 오프닝 공연으로는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의 '세 개의 탱고'를 선정, 신규 회원국으로 승인된 아르헨티나에 특별히 축하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김 부총리는 만찬사에서 "이제 AIIB가 두 개의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며 "AIIB가 절대적(Absolute)이고 영향력 있고(Influential), 중요한(Important), 은행(Bank)이 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번 총회에는 진리췬 AIIB 총재와 중국·인도 재무장관 등 AIIB 회원국 대표단, 국제기구 대표와 금융·기업인, 내외신 기자 2000여명이 참가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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