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 개성공단 문제를 단계적 접근으로 접근해 내년께 재가동해야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또, 현재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안 등은 예외 조항 등을 활용함으로써 제재 결의안을 위반하지 않고 개성공단을 가동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와 조배숙 국민의당 국회의원은 12일 국회에서 '6·15 공동선언 17주년-개성공단,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기조발제자로 나선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는 조기 재가동을 위한 단계적 접근 방안에 대해서 발표했다.
양 교수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남북 간 불신이 커졌다"며 "개성공단 재가동 문제는 대화채널을 회복하고 신뢰를 쌓으며 재가동을 검토하는 단계적 접근 방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 교수가 제안하는 '개성공단 문제 3단계 접근법'은 이렇다. 올해 8월부터 12월까지는 '남북 대화·평화 분위기 조성' 시기다. 양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이 광복절(8월 15일) 기념사를 통해 개성공단재개에 대한 의지를 천명하면서 출발해야 한다고 봤다. 이후 현재 개성공단의 기반시설 점검을 위해 민간 기업들이 방북해 재가동을 준비해야한다는 것이다.
2단계는 기초적인 재가동으로 내년초 실시해야 한다고 봤다. 실무진을 중심으로 순차적으로 기반시설을 복구하고 생산가능 시설부터 재가동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3단계는 전면 재가동이다. 2019년 이후부터다. 개성공단을 중단 이전 상황으로 완전 복구하고, 아울러 개성공단 2단계 개발 등 확대 방안도 남북이 함께 모색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양 교수는 유엔의 대북 제재도 우회해 개성공단을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양 교수는 "유엔 대북 제재 결의안은 북한 지역내의 금융기관 개설을 금지하고 있다"며 "금융 업무를 신용협동조합 등 비은행 대금 지급기관을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유욱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또한 "대북제재의 국제법적 근거는 유엔안보리 결의와 미국의 국내 입법"이라며 "유엔안보리 결의의 경우 가장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이는 조항은 북한 지역내에 남한의 상업은행 개설과 북한과의 교역을 위해 금융지원을 금지하는 조항"이라며 "금융지원 금지에 대해선 개성공단 재개가 '한반도 평화정착과 경제협력을 위한 것'임을 강조해 유엔제재위원회의 개별 승인을 얻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미국의 독자적 제재 문제는 미국의 관할권이 미치는 지역에 한정돼 적용되는 것으로 개성공단 재개에 장애요인이 될 가능성은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은 "개성공단 입주기업 123개사의 남한 근로자가 3만명이 넘고 협력업체가 5000개에 이르는데도 개성공단이 단순히 '북한 일자리 퍼주기'로 인식돼 아쉽다"며 "이들이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게 된다면 관련 기업의 매출처가 사라지고 내수 경제는 더욱 위축될 것이다. 개성공단의 조속한 재가동은 내수경제를 살리는 길"이라고 밝혔다.
한편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달 중소기업인 3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개성공단에 대해 응답자의 60.3%가 '남북관계 우호적 개선시 재가동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또 19.7%는 '남북대화 재개시 재가동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가동이 필요없다'는 답변은 10%에 그쳤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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