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영과 경계의 뜻 밝혀
박동훈 르노삼성 대표 "시장 파이 확대 도움될 것…QM3와 경쟁"
최종식 쌍용차 대표 "티볼리 상품성 강화해 대응"
[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 '기대와 경계'
현대자동차 첫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나를 두고 쌍용자동차와 르노삼성자동차가 환영과 경계심 가득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당장은 코나와 경쟁하는 티볼리와 QM3 판매량을 신경써야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코나가 국내 소형SUV 시장을 키우는 역할을 할 것이란 긍정적인 평가다.
13일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코나 신차 발표회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박동훈 르노삼성 대표와 최종식 쌍용차 대표가 코나를 의식하는 발언을 내놔 눈길을 끌었다.
박 대표는 "소형 SUV 시장이 커진다는 측면에서 도움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다만 그는 뼈있는 말도 보탰다. "경쟁사 차량은 B세그먼트(소형급)로 보기에 무리가 있고 C세그먼트(준중형급)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소형차 시장에 큰 차를 출시하고 공간이 상대적으로 넓다는 것을 내세우는 건 장점이 아니라고 본다"고 경계했다.
그러면서 "현대기아차가 만든 놀이터에서 벗어나 르노삼성만의 놀이터를 만들어왔다"며 "본격적으로 소형 SUV 시장을 형성한 QM3도 그런 의미인데 결국 형님차(현대기아차)들이 이 시장에 들어오게 됐다"고 반응했다. 르노삼성 QM3는 2013년 국내 출시 이후 누적판매 6만대를 넘은 모델이다.
최 대표도 코나에 대해 환영과 경계의 뜻을 내비쳤다. 그는 "티볼리는 출시 3년차임에도 여전한 판매 강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단기적으로는 (티볼리에) 영향이 일부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소형 SUV 시장 전체 파이가 커지는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자신감은 티볼리 판매량에서 나온다. 티볼리는 지난해 5만6935대가 판매돼 시장점유율이 60%에 달했다. 쌍용차는 상승세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최 대표는 "티볼리는 차별화된 상품성과 지금까지 쌓은 브랜드파워를 바탕으로 이미 시장기반을 구축했다"며 "부분변경과 연식변경 등으로 상품성을 강화해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업체들이 너도나도 소형 SUV 개발에 나선 것은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국내 소형 SUV 시장은 2015년 8만6233대에서 2016년 10만7295대 수준으로 24% 성장했다. 전세계 추세도 비슷하다. 현대차는 2016년 글로벌 소형 SUV 시장이 2432만대 규모로 2015년(2026만대) 대비 20%나 성장했다고 전했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올해 글로벌 SUV 시장이 4200억달러(470조4000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형 SUV는 자동차 역사상 가장 빨리 성장하는 분야"라며 "다음달 기아자동차 스토닉도 출시되면서 시장에 선수들이 많아졌다. 업체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코나 신차 발표회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직접 무대에 올라 신차를 소개하는 것으로 계획됐다. 정 부회장은 국내외에서 기업의 비전과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출범을 발표한 적은 있지만 신차 소개를 직접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발표회엔 외신기자 100여명도 참석하는데 현대차가 국내 행사에 외신기자를 초대하는 것도 역시 처음이다.
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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