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지난 8일 전격 단행된 우병우라인 '솎아내기' 인사로 인해 검찰내부의 긴장감이 극도로 높아지고 있다.
개혁적 성향의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이 임명되면 더 큰 인사태풍이 몰아치고, 이 인사 전에 검사장 등 고위직 검사들이 줄줄이 사표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9일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이 공석인 상황에서 이 정도의 밀어내기 인사를 단행했다면, 전열을 갖춘 뒤에는 검찰의 밑바닥까지 헤집는 재배치 인사가 이뤄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명박ㆍ박근혜 정부에서 상대적으로 한직으로 밀려났던 검사들은 반대로 기대감을 가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검사장이나 이에 가까운 직급의 상당수 검사가 인사 전에 잇따라 사표를 내고 검찰을 떠날 가능성도 점쳐진다.
전날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발령난 윤갑근 대구고검장(53ㆍ사법연수원 19기), 정점식 대검찰청 공안부장(52ㆍ20기), 김진모 서울남부지검장(51ㆍ19기), 전현준 대구지검장(52ㆍ20기) 등 4명은 인사발표 직후 모두 사의를 표했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윤석열 검사가 서울중앙지검장에 오른 것부터가 인사태풍의 신호였다"면서 "'마지막 영전'을 기다리던 고위직 검사들은 이미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57) 지검장은 연수원 23기다.
'속도전' 성격의 물갈이 인사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란 관측은 문재인 대통령의 '철학'을 통해 힘을 받는다. 문 대통령은 민변 소속의 김인회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공동 집필한 저서 '문재인ㆍ김인회의 검찰을 생각한다'에서 '제도 개혁에 치중한 것'을 검찰개혁 실패의 원인 중 하나로 꼽았다.
윤 고검장 등에 대한 인사가 단행된 뒤 검찰 안팎에선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1월 국회 대정부 긴급현안질문에서 공개한 '우병우 사단' 리스트도 새삼 화제가 됐다.
박 의원이 밝힌 리스트에는 윤 고검장 등을 포함해 '돈 봉투 만찬' 사건으로 수사를 받는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과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 김수남 전 검찰총장, 김주현 전 대검 차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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