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왕으로 불리는 빌 그로스가 미국 증시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위험 상태라고 진단했다.
빌 그로스 야누스 캐피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블룸버그 투자컨퍼런스에서 "미국 증시가 2008년 이후 최고 위험상태"라며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에 너무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로스는 투자자들이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대신에 비싸게 사고 요행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앙은행의 저금리 정책이 인위적으로 자산 가격을 상승시키는 반면 저축하는 개인들과 은행, 보험사에는 도움을 못주고 특히 실물 경제 성장에도 전혀 보탬이 되지 못하고 평가했다.
가치가 낮아진 돈이 피난처를 찾아 나선 결과 금리가 낮아졌고 주식 가격은 과도하게 올랐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다만 자산가격 상승에 대한 염려에도 그로스는 투자를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했으며 몇몇 폐쇄형 펀드는 특히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 역시 자산 다각화를 위해 2~3퍼센트 가량의 자금을 외환거래 펀드에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물론 그 자금이 에피타이저일뿐 메인 요리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그로스는 최근 몇 년간 미국 연준과 다른 국가의 중앙은행들의 과도한 저금리가 조만간 주식과 채권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금융 붕괴를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제성장률 3% 달성 약속은 실현 불가능할 것이며 금융시장이 과대평가됐다는 것을 드러낼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블룸버그는 그로스의 경고가 미국의 대표적 비관론자인 마크 파버의 미국 증시 거품 주장과 비슷한 맥락에 있다고 평가했다.
파버는 최근 인터뷰에서 "도처에 거품이 있다. 어떤 종류의 자산도 싸다고 할 수 없다"고 말한바 있다.
한편 빌 그로스는 세계 최대 채권펀드 운용사인 핌코를 공동 창립하고 운영해 채권왕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2014년 핌코에서 물러나 야누스캐피털그룹으로 자리를 옮겼다.
아시아경제 티잼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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