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 맞물려 기존점포 효율성 하락 우려
중장기적 성장 이어지겠지만 수요 대비 공급 많아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상위 업체들의 적극적인 점포 개발로 국내 편의점 시장이 '3만점포 시대'를 열었지만, 공급과잉이 우려된다는 전망이 나왔다. 과도한 점포 순증이 최근 최저임금 상승 기류와 맞물려 기존 점포의 효율성을 빠르게 떨어뜨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7일 "동일점 성장률 제고를 전제하지 않은 신규점포 증가에 의한 실적 모멘텀은 향후 부담이 클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단기 과도한 점포 순증은 기존 점포의 효율성을 떨어뜨릴 수 있으며 신규점포 수요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동일점 성장률 제고 ▲신규점포 수요 확대 ▲신규 점포 과다 공급 ▲동일점 성장률 하락 ▲신규 점포 수요 약화의 흐름을 관측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중장기적으로는 편의점 시장은 여전히 성장할 것이며 1~2인 가구의 확대, 소량구매, 간편식 증가 등 소비패턴에 부응해 연평균 7% 내외 성장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면서도 "단기적으로는 업황의 업다운 사이클을 겪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는 시장 참여자의 ‘관성’때문"이라면서 "경기 호황기 매출이 오르면 수요를 과다 전망해서 공급을 크게 늘리고, 이게 재고 부담으로 이어지면서 경기 하강국면으로 접어들게 된다"고 내다봤다.
박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편의점은 2012~13년 구조조정을 마치고, 2015년 담배가격 인상 효과까지 추가되면서 동일점 성장률의 가파른 상승이 있었다. 가맹점주 채산성 역시 큰 폭 상승하면서 신규 가맹점 수요가 증가했다. 2015년 애초 편의점 업체들의 신규 점포 목표는 500개 내외에 불과했지만, 실제로는 1000개씩 증가했다. 2016년에는 영업을 확대하면서 신규 점포 수가 1500개까지 큰 폭증가했다. 2015~16년까지 점포당 매출이 신규 점포 증가율을 초과하는 호황기로 이어졌다. 편의점 수는 2017년 1분기에만 500개 내외 순증을 기록했다. 이런 분위기로 간다면 연간 1500개를 훌쩍 넘을 것으로 박 애널리스트는 전망했다.
그는 "지금 신규 점포 순증이 과연 가맹 수요 증가에 의한 것인지, 수요를 넘어선 영업 조직의 관성이 영향이 더 큰 건 아닌지 곰곰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면서 "2017년 신규 점포 증가율은 11%의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편의점 시장 규모는 전년대비 10%로 전년대비 8%p 하락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점당 매출의 경우 6년 만에 역신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성장 산업답게 점포수와 점당 매출이 모두 역신장하는 불황은 없었지만 단기적인 수요공급 불균형에 의한 둔화는 언제든지 나타날 수 있다"면서 "2017년은 2011년 이후 6년 만에 점당 매출이 역신장하면서 경기 둔화로 접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 발표에 따르면 올해 2월 이후 3개월 연속 편의점 점포당 매출이 역신장하고 있다. 편의점의 단기적인 과잉공급 우려를 높게 하는 지표다. 편의점 시장은 2010년 이후 연평균 10% 내외 꾸준히 신장해왔다. 하지만 점포 수는 2013년 전년 대비 1% 증가에 그친 적도 있었으며, 2014년 GS리테일 영업이익은 감익하기도 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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