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자산운용사들이 굴린 돈이 올 1분기 927조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치를 또 경신했다. 하지만 주식형 펀드의 자금유출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3월 말 현재 국내 175개 자산운용사의 운용자산은 927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2월 말 907조원에 비해 20조원(2.2%) 증가한 수치다.
이 가운데 펀드수탁고는 486조원으로 전년 말(470조원)이 비해 17조원(3.6%) 늘었다. 특히 지난해 2분기 이후 감소세를 지속하던 공모펀드(227조원)는 전년 말(220조원)에 비해 7조원 증가로 전환했다. 하지만 이는 MMF(99조원)가 12.3조원 증가했기 때문으로 주식형펀드(57.3조원)에서는 자금이 4.9조원 유출됐다.
사모펀드는 260조원으로 10조원 증가했다. 특별자산이 3.6조원, 부동산이 3.2조원, MMF가 1.6조원 늘었다.
투자일임계약고는 440조원으로 보험회사 및 연기금의 투자일임 증가에 힘입어 3조원(0.9%) 증가했다.
운용자산이 증가한 덕분에 자산운용사들의 순이익도 전 분기 688억원에서 433억원(62.9%) 늘어난 1121억원을 기록했다. 수수료수익이 469억원(9.1%) 감소하면서 영업이익이 1428억원으로 전 분기에 비해 249억원(14.8%) 줄었다. 하지만 지분법이익(182억원) 반영 등으로 영업외수익이 408억원 늘었고 영업외비용이 259억원 감소하면서 영업외이익이 667억원 증가했기 때문이다.
3월말 현재 자산운용사는 175개사로 전년 말 165개사보다 10개사가 늘었다. 임직원수는 219명(3.4%) 늘어난 6619명으로 집계됐다.
총 175개 자산운용사중 102개사가 흑자(1458억원), 73개사는 적자(-337억원)를 기록했다. 적자회사수는 전 분기(67개사)에 비해 6개사가 늘었다.
전문사모집합투자업자의 경우 100개사 중 54개사가 적자를 기록했다. 54개사 중 36개사는 등록 후 1년 미만인 경우이나, 나머지 18개사는 1년 이상 경과된 회사였다. 당기순이익 상위 20개사 중 5개사는 외국계 회사였다. 1분기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8.9%로 전 분기(5.6%) 대비 3.3%포인트 상승했다.
자산운용사의 운용자산 증가에도 수수료수익은 4711억원으로 전 분기에 비해 9.1% 감소했다. 운용자산에서 운용보수율이 높은 공모주식형펀드가 감소하고 운용보수율이 낮은 MMF 등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고유재산을 운용해 발생한 증권투자이익은 133억원으로 전 분기(63억원)에 비해 71억원(112.9%) 증가했다. 판매비와 관리비는 2999억원으로 연말 성과급 등이 반영된 전 분기(3361억원) 대비 362억원(10.8%) 감소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자산운용사의 운용자산은 사모펀드 및 투자일임계약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운용보수율이 높은 주식형 펀드 등의 자금유출이 지속되고 신설 운용사가 증가하면서 적자회사도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설 자산운용사 등 수익기반 취약회사의 수익현황 및 자산운용의 적정성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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