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파리기후협정을 탈퇴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전 세계가 충격에 빠졌다. 그가 파리협정을 탈퇴한 이유는 “미국에 불이익을 준다는 것”이다. 대선 때부터 트럼프 대통령은 기후 변화와 지구 온난화가 중국이 꾸며낸 이야기라며 파리협정 파기를 주장하기도 했다. 그의 주장은 진실일까.
1일(현지시간) 미국 CBS 미네소타 방송국인 WCCO의 기상 감독 마이크 어거스티니악은 기후 변화가 실제로 진행되고 있고 과학적으로도 밝혀진 ‘사실’이라며 조목조목 설명했다. 파리협정이 왜 중요한지 알 수 있으려면 기후 변화가 현재 얼마나 심각한지 먼저 이해하는 게 순서일 듯하다. 그의 설명을 따라가 보자.
◇ 지구는 왜 뜨거워지는 걸까
온실 가스가 지구의 온도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은 19세기부터 알려졌다. 백열 전구의 등장보다 더 오래된 과학인 셈이다. 열을 흡수하는 온실 가스 종류에는 메탄과 수증기, 오존 등 여러 요소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이산화탄소가 가장 큰 주범이라고 한다. 이산화탄소는 화석연료를 태울 때 가장 많이 발생한다. 인간이 석탄과 석유를 사용할 때부터 지구 온난화가 시작된 것이다.
물론 여기에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들은 많다. 일각에서는 화산 활동이나 태양의 흑점을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밀란코비치 순환'이라는 이론을 믿는 사람들은 지구의 자전과 공전이라는 자연적인 현상에 의해 태양 복사 에너지 양이 달라지고 그것이 지구의 온도에 영향을 끼친다고 믿는다.
◇ 자연 요인 vs 인간 활동 요인
컴퓨터로 시뮬레이션을 해 보면 어떨까? 과학자들은 1880년대 이후 측정된 실제 지구의 온도 데이터와 지구 온도에 영향을 미치는 각 요소들을 하나씩 제거한 모델 데이터를 비교했다. 다음은 2015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가 모델링하고 블룸버그 통신이 홈페이지에 게시한 그 결과물이다.
즉 태양이나 화산 활동, 지구의 주기적 변화 등 자연적인 요소보다는 농·축업, 에어로졸, 오존, 온실 가스 등 인간의 활동으로 인해 생겨난 요소들이 실제 지구 온도를 올리는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것이 증명된 것이다.
◇ 이산화탄소량 증가 추세
그렇다면 온실 가스의 주범, 이산화탄소는 얼마나 많이, 빠르게 증가한 걸까. 하와이의 마누아 로아 연구소는 1958년부터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량을 측정해왔다. 또한 과학자들은 빙산의 중심에 얼어붙은 작은 공기 방울 조각을 검사해 80만 년 전 지구의 대기에 있던 이산화탄소량까지 알아냈다.
그리고 그 결과가 바로 이렇다. 80만 년 전과, 그 이후의 기간과도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최근 30년 사이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량은 급격히 증가했다. 원인은 인간의 문명이다.
◇ 기후 변화의 결과…앞으로 필요한 것
2015년의 파리협정은 200개국이 힘을 합쳐 지구의 평균 온도 증가폭을 산업혁명 이전과 비교해서 2℃ 이하 수준으로 동결시키는 것이 목표다. 이미 지구의 온도는 그 때보다 1℃ 정도로 높아진 상태고, 우리는 현재 그 결과를 목격하는 중이다. 해수면이 상승하고, 세계 곳곳에 이상 기후 현상들이 발생하며, 다양한 생물들의 서식지가 서서히 변화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는 어느 한 나라나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지금의 파리협정 역시 2020년까지 각국에 온실 가스 감축을 위한 자율적 목표만을 제시했을 뿐 기준을 준수하지 않는 국가에 어떤 국제적· 법적 제재를 가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각국 정부와 세계 시민들이 지구 온난화 해결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당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아시아경제 티잼 박혜연 기자 hypark1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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