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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수익 은닉 돕고 맘대로 찾아 썼어도 “횡령죄 처벌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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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범죄수익은닉 행위 억지, 법 취지 배치”
조희팔 아들엔 징역 1년 9월 확정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범죄수익금 은닉을 돕고, 그 돈을 임의로 찾아 썼어도 횡령죄로 처벌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형법에서 금지하는 자금세탁 목적의 범죄수익 은닉을 정당한 금전 보관 위탁 계약으로 볼 수 없고, 횡령죄를 성립시켜 범죄수익 은닉을 지시한 자에게 돈을 반환받게 할 경우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의 입법목적에도 배치된다는 게 이유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희팔씨 아들의 지인 A(36)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4년과 추징금 6억7200여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9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심판결에는 불법원인급여와 횡령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범죄수익 은닉을 지시한 자가 다시 반환받을 수 있도록 할 경우 자금세탁 행위가 조장돼 범죄수익 등의 은닉이나 가장, 수수 등의 행위를 억지하고자 하는 법의 취지에 배치된다”며 “이에 따라 횡령죄도 성립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다.


5조원대 유사수신 사기범인 조씨의 아들 B(32)씨는 2010년 2월8일께 중국 산둥(山東)성 웨이하이(威海) 인근에서 도피 생활을 하던 조희팔과 만나 현지 통장을 개설한 뒤 범죄수익금 5억4000여만원을 입금해 보관하는 등 2차례에 걸쳐 모두 12억원 상당 중국 위안화를 받아 숨긴 혐의를 받는다.


B씨는 2012년께 경찰 수사가 본격화하자 숨긴 돈을 선배 C(37)씨 계좌로 입금했고, 이를 다시 C씨 지인인 A씨 계좌로 이체한 뒤 은닉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자기 계좌에 입금돼 있던 400만 위안(당시 환율 약 7억2000만원)을 출금해 임의로 사용했다.


한편, 대법원은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B씨에 대해서는 징역 1년 9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그대로 확정했다.


1심은 B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지만 2심 재판부는 B씨가 부친 지시를 받고 범행을 했고 개인적으로 취득한 이득이 없다는 점을 참작해 징역 1년 9개월로 감형했다.


B씨는 양형이 부당하다며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형사소송법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되므로,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며 상고를 기각하고 형을 확정했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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