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 김근철 특파원] 중국 국영기업과 북한의 기업이 합작사업을 통해 미국의 제재를 피해가며 핵무기 제조에 쓰이는 광물 등을 채굴해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지난 2008년 중국 국영기업 리맥 사와 북한 조선련봉총회사(련봉)가 합작투자 회사를 설립한 뒤 탄탈룸, 니오븀, 지르코늄 등의 광물을 채굴해왔다고 전했다. 이 광물들은 전화와 컴퓨터 등에 쓰이지만 원자로와 미사일 제작에도 유용하게 사용된다.
신문은 두 회사의 합작은 북한이 얼마나 쉽게 국제사회의 제재를 피해 중국 회사와 거래해왔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덧붙였다.
미국 정부는 북한의 련봉이 대량파괴무기(WMD) 개발에 연루됐다며 2005년과 2009년 제재 명단에 올렸고 지난 3월엔 회사 관계자 3명을 개인 제재 대상자에 올린 바 있다.
그러나 리맥과 련봉 합작투자 회사는 기업 정보가 공개되지 않는 북한에서 설립, 은밀히 활동하며 제재망을 교묘히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관련취재가 시작되자 리맥측은 이메일을 통해 합작회사가 정상적인 사업 활동을 개시한 적이 없으며 2009년 이후 합작회사의 해산을 시도해왔다고 주장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신문은 리맥이 올해 2월까지 중국내 합작회사 사무소를 유지했으며 회사 홈페이지에도 양사의 임직원들이 2011년 합동 회의를 개최하거나 2014년 직원 14명이 회사 후원으로 북한을 방문한 사실이 나온다고 반박했다. 현재 리멕 사의 홈페이지에는 이같은 북한 관련 내용들이 삭제된 상태로 알려졌다.
한편 WSJ는 미국 재무부 대변인이 리맥에 대한 입장은 밝히지 않았으나 련봉 등 중국에서 사업하는 북한 회사를 주시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뉴욕 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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