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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은 '너', 여성은 존칭 사용…TV 예능, 성 역할 고정관념 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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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대중매체 양성평등 모니터링' 실시 결과 발표
-33개 프로그램 중 성 차별적 내용 19건, 성 평등적 내용 5건 불과

남성은 '너', 여성은 존칭 사용…TV 예능, 성 역할 고정관념 조장 ▲채석강에서 치명적인 컨셉으로 앨범재킷 사진을 찍는다며, 남성들은 포즈를 취하고, 그들의 다리 사이로 바닥에 드러누운 박나래는 다양한 표정 변화를 보여줌. 카메라는 그녀를 바라보는 남성 출연자들의 모습들을 각각 클로즈업 했고, '치명적' 이라는 멘트와 '퇴폐미&관능미의 치명적 부조화' 등의 자막을 노출함. 여성이 표정과 자세를 선정적으로 취하고, 남성들은 이를 즐기고 관찰하도록 해 남성들이 여성을 희롱하는 모습을 연출함. (제공=양성평등교육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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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국내 텔레비전 예능·오락 프로그램에서 성역할 고정관념을 조장하거나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고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기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은 '2017 대중매체 양성평등 모니터링' 사업의 일환으로 예능·오락 방송 프로그램에 대한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모니터링은 지난달 6일부터 12일까지 일주일 간 방송된 지상파 3사와 종합편성채널 4사, 케이블 2사의 예능·오락 프로그램 가운데 시청률 상위 프로그램 총 33편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모니터링 결과, 성차별적 내용은 19건으로 성 평등적 내용 5건의 거의 4배에 달했다. 성역할 고정관념이나 외모지상주의를 조장하는 내용, 여성의 주체성을 무시하는 내용 등이 대부분이었다.

종편채널의 한 여행 관련 예능프로그램에서는 침대에 편히 앉아 이것저것 시키는 출연자를 '바깥사람', 부지런히 움직이며 그를 챙겨주는 출연자를 '안사람'으로 대비해 연출하며 자막을 내보내 성 역할 고정관념을 조장했다.


남성은 '너', 여성은 존칭 사용…TV 예능, 성 역할 고정관념 조장 ▲출연부부들이 부부간 연령차가 많긴 하지만 남성출연자들은 대부분 여성출연자들에게 '너','이름','마누라' 같은 여성을 하대하는 호칭을 사용하고, 여성출연자는 남성출연자에게 존칭을 사용하고 있음. 이러한 장면은 평등한 부부 관계를 상하관계로 인식하게 할 우려가 있음.(제공=양성평등교육진흥원)


또한, 가상부부가 출연하는 또 다른 종편 프로그램에서는 남성은 여성에게 '너', '마누라' 혹은 이름을 호칭으로 사용한 반면, 여성은 존칭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는 평등해야 할 부부관계를 상하 관계로 인식할 수 있는 여지를 주는 것으로 지적됐다.


지상파의 모 개그프로그램은 뚱뚱한 남녀는 등장시켜, 뚱뚱한 사람은 먹는 것 앞에서 무조건 좋아하는 것처럼 표현하고, 특히 여성의 외모를 계속 조롱하는 모습을 연출해 외모지상주의를 조장한다고 지적됐다.


모 방송은 출연자들이 앨범재킷 사진을 촬영한다는 설정의 장면에서 여성 출연자가 본인의 표정과 자세를 선정적으로 취하고, 남성 출연자들은 이를 즐기고 관찰하는 성희롱적 모습으로 웃음을 유발해 자칫 성희롱·성폭력을 정당화할 우려가 있는 사례로 꼽혔다.


남성은 '너', 여성은 존칭 사용…TV 예능, 성 역할 고정관념 조장 ▲가사분담률을 물어보는 질문에 안재현은 "지금은 제가 열심히 하고 있어요", 구혜선은 "제가 계속 일을 해서 집안일을 다 남편이 하고 있어요. 제가 집안일 할 시간이 없어요" 라고 말함. 가사는 특정 성의 역할이 아닌 모두가 함께하는 것이라는 점을 보여줌. (제공=양성평등교육진흥원)


한편, 성 평등적 사례로 실제 연예인부부가 출연한 한 케이블방송 프로그램에서는 부부간 가사분담 문제 관련해 여성은 "제가 계속 일을 해서 집안일을 다 남편이 하고 있어요. 제가 집안일을 할 시간이 없어요", 남성은 "지금은 제가 가사 일을 열심히 하고 있어요"라고 말하는 장면이 방송돼 가사가 특정 성의 역할이 아닌 모두가 함께하는 것임을 보여줬다.


민무숙 양평원장은 "예능·오락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의 웃음을 유발하기 위해 성차별을 야기할 수 있는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소재가 자주 사용되는 경향을 보인다"며 "방송사 및 제작진들은 방송이 시청자들의 양성평등의식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인식하고, 건강한 웃음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 제작에 힘써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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