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체 높이·컨테이너 높이 대폭 낮춰
터널·철로 변경 없이도 2층 적재 가능
철도물류비 절감…年400억 경제효과
컨테이너를 2층으로 적재해 달리는 화물열차가 개발됐다. 터널 높이, 전차선, 선로 등의 철도시설물을 개량하지 않아도 된다. 기존 철도 시설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철도 물류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게 됐다.
16일 한국철도기술연구원과 코레일·CJ대한통운은 "부산신항역 컨테이너 야적장에서 '고용량 이단적재 화차 수송시스템'을 14일 공개시연했다. 표준형 컨테이너보다 높이를 낮춘 '로우(Low) 컨테이너'와 그것을 2단으로 실을 수 있는 화차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미국·캐나다·호주 등에서도 2층 컨테이너 화물열차(화차)가 이미 가동중이지만, 터널 높이를 다시 수정하거나 전차선을 제거하는 등의 별도 작업이 필요했다. 반면 이번에 한국에서 개발된 시스템은 기존 철도인프라를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2층 컨테이너 화물열차를 활용할 수 있다. 기존의 화차 1량에 20피트 컨테이너 2개를 싣는 방식에서, 20피트 컨테이너를 6개까지 실을 수 있다.
핵심기술은 저상 차체와 3축 대차, 로우큐브 컨테이너다. 화물열차의 차체와 컨테이너의 높이를 낮췄다. 이단적재 화차는 차체 높이를 기존 1100mm에서 416mm로, 약 700mm나 낮춰 컨테이너 적재공간을 확보했다.
기존 화차의 대차는 바퀴축이 2개인 2축 대차인데, 이단적재 화차는 증가된 화물 무게를 견딜 수 있도록 하나의 대차에 3개의 바퀴축이 있는 3축 대차 기술을 적용했다. 무게를 분산하는 방법으로 바퀴축 1개에 허용되는 중량을 해결했다.
1981mm의 로우큐브 컨테이너는 기존 컨테이너보다 60cm 정도 높이를 낮췄다. 그리고 화물을 싣고 내리기가 편리하도록 컨테이너 옆으로 길게 문을 만들었다.일반 컨테이너는 문이 앞뒤에 있다. 고용량 이단적재 화차는 로우큐브 컨테이너뿐만 아니라 일반 컨테이너를 함께 적재할 수 있어 높이가 낮은 팔레트 화물과 일반화물 등 다양한 방법으로 화물을 수송할 수 있다.
개발된 이단적재 화차를 실제 적용할 경우, 열차 1회 운행 당 이단적재 화차 20량 운행이 가능하며, 총 120 TEU를 운송할 수 있다. 1회 운행 당 화차 30량에 60 TEU의 물동량을 운송하는 기존 화물열차보다 최대 100% 이상 수송효율을 높일 수 있어 철도물류 경쟁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TEU는 컨테이너를 세는 단위로, 1 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대를 말한다.
일본의 내수용 컨테이너 수송 화차와 비교해도 수송효율이 약 54% 정도 높다. 수출입 컨테이너 운송에 치우쳤던 국내 철도물류에 내수 컨테이너 수송까지 확대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동일한 물동량을 수송할 때 철도 선로 사용횟수가 절반으로 감소돼 앞으로 예측되는 선로용량 포화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 철도 운임 10% 할인 기준으로, 2025년까지 도로로 수송되는 컨테이너 화물 중 80만 톤이 철도로 전환돼 연간 약 404억 원의 사회경제적 편익이 발생될 것으로 기대된다.
탈선 안전도 및 곡선통과, 제동 시험 등 안전성 부문도 철저한 검증과정을 거쳤다. 특히 경부철도선 중 터널 높이가 가장 낮은 구간인 물금터널에서도 안전운행 시험을 수차례 거쳤다.
코레일 홍순만 사장은 "고용량 이단적재 화차는 도로수송에 의존했던 내수물량도 철도수송을 가능하게 하는 혁신적 기술로, 철도물류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개발을 총괄한 김남포 철도연 박사는 "고용량 이단적재 화차의 신뢰성 검증을 위한 시험운행을 올해까지 완료하고, 이단적재 화차 상용화를 위해 코레일, CJ대한통운 등과 함께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CJ대한통운 정태영 부사장은 "수송량을 획기적으로 향상하여 철도수송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물류 비즈니스의 신성장 동력이 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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