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청년 중 11만2000여 명이 한 번도 일을 해보지 못했다는 통계청 조사결과를 보면서 우리 청년들이 얼마나 구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지난해 국내 30대 그룹의 234개사에서 일자리가 2만개 가까이 줄어들었고, 올해에도 주요 대기업 중 22.5%가 상반기 채용을 줄이거나 채용 계획이 없다고 한다. 게다가 상반기 채용을 진행하는 기업 중 45.8%는 신입채용을 줄이고 경력채용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한다. 신입보다는 경력직을 선호하는데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실무에 투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신입대비 적은 인원으로 성과를 낼 수 있고, 신입을 교육시키는데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이다. 우리 청년들은 어떻게든 신입이 되어야 경력이 될 수 있는데, 구직 기회조차도 더 줄어드는 것이 아픈 현실이다.
우리 청년들은 어떻게 구직활동을 해야 하는지 좀 더 빠른 길을 찾아볼 수 있을까? 청년들에게는 구직활동도 적극적인 투자라고 생각한다. 고용이 줄어드는 업종보다는 늘어나는 업종에서 바로 실무를 담당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해야 한다. 가고 싶은 업종의 회사가 현재 사업적으로 잘 진행하고 있는 회사인지 잘 살펴보고, 청년 스스로 경력직을 선호하는 기업의 경력직에 견줄만한 직무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특히 크고 작은 구체적인 기업 활동을 직접적으로 많이 배우고 경험할 수 있는 중소기업으로의 입사는 청년으로서 적극 투자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흔히들 중소기업을 꺼리는 것이 급여차 등 현실적인 면도 있지만 정보, 인식, 신뢰 부족 등에서 관심을 갖지 못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대기업이나 B2C 기업은 이름만 대면 알 수 있지만 B2B 기업은 조(兆) 단위의 매출을 해도 모르는 기업들이 많다. 중소기업에서는 일을 빠르게 폭넓게 배울 수 있고, 자신만 열심히 하면 승진도 더 빠르고, 고용도 안정되고 매사 주도적으로 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언젠가는 직접적으로 하게 될 본인의 사업에도 도전하고 탐색할 수 있는 기회가 더욱 많아진다는 것이다.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외국계 기업에서 단순 노무직으로 일하면서, 그 회사 다닌다고 남들에게 말하기 좋을 것이라고 하는 그 생각 때문에 일하고 있다는 어느 청년의 한숨 섞인 취업소감과, 대기업이나 큰 조직의 부품처럼 일하는 게 아니라 자신이 하고 싶은 분야의 일을 소신 있게 일하고 싶어 중소기업을 다닌다는 당차고 활기찬 취업소감이 우리 사회에서 대비되는 단면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구직 활동을 하고 있는 청년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참고할 만한 대목이다.
널리 알려지고, 돈을 많이 주고, 복지가 좋은 기업에 다니는 것이 구직활동의 목표가 돼서는 안 된다. 청년 자신을 필요로 하고, 진정으로 하고 싶은 직무를 통해서 기업도 발전하고 본인도 성장하는 기회를 만들 수 있는 기업에 다니는 것이 훨씬 더 의미 있다는 것이다. 구직활동도 적극적인 투자인 만큼 어느 분야를 좋아하고,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를 냉철하게 성찰해 보는 시간을 진지하게 가져야 한다. 자신에게 맞는 기업을 찾아서 일하는 것이 자신의 삶에 있어서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풍요를 가져다준다는 사실이다. 청년희망재단에서는 구직활동에 더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우리 청년들과 늘 함께 할 것이다.
박희재 청년희망재단 이사장 (서울대학교 기계항공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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