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 김근철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당국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을 도울 것이란 기대도 강하게 표명,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상당한 물밑 교감을 이뤘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저금리와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지지 의사도 밝혔다. '구시대의 유물'이라며 맹공을 가했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향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지난 대선 때 표를 얻기 위해 밝혔던 입장을 뒤집은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입성 후 '현실정치'에 맞게 정책 노선을 바꾼 것이라는 해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환율조작국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언급은 이번 주에 발표될 미국 재무부 환율보고서에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을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집권하자마자 미국을 상대로 막대한 무역흑자를 기록하는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것이라고 공언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선 "북한의 위협과 관련한 중국과의 대화를 위험하게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북핵 대응과 관련해 중국과의 공조를 중요시하고 있음을 시사한 대목이다.
그는 실제로 지난 6~7일 미ㆍ중 정상회담에서 중국과의 무역에서 미국의 적자가 계속되는 문제를 지적한 뒤 시 주석에게 "큰 타협을 하고 싶은가. 그러면 북한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말했다고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전날 통화에서도 "김정은에게 미국이 항공모함뿐만 아니라 핵잠수함도 갖고 있다는 점을 알려주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이 아직 핵무기 운반시스템을 갖지 못했지만 갖게 될 것이며 그런 나라가 핵무기를 갖게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고 소개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달러 강세를 크게 우려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달러 강세에 불만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지만 미국 정부가 달러의 방향에 대한 정확한 입장을 정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인터뷰에 대해 워싱턴포스트(WP)는 "대통령직 수행에서 혼란이 생기자 트럼프가 과거 오랜 적들을 불러내고 있다"고 전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슬아슬한 속도로 입장을 바꾸고 있다"고 평했다.
뉴욕 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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