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한국 증시의 주된 변수 중 하나는 환율이다. 원·달러 환율은 1120원대를 하향 돌파하며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다. 이는 일반적으로 수출 기업들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져 주가에도 부정적이다. 향후 환율 전망과 영향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원화 강세가 수출 기업들에게 부정적이지만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 소재용 하나금융투자 연구원 = 과격한 트럼프 공약의 현실적인 조정과 물가 상승에 따른 ECB의 통화정책 정상화 유인 등으로 올들어 달러가 약세로 전환할 것이고, 신흥국 주식에 대한 상대적인 메리트 부각 등으로 원화 강세가 전개될 것이라는 전망대로 가고 있다.
하지만 원화 강세 속도가 다소 빠르고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를 앞두고 있어 추가 하락이 불가피해 보인다. 다음달 중 원·달러 환율이 1090원까지 하락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그럼에도 중국이나 한국 등 주요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중미 정상화담을 추진하고 있는데다 세제개혁을 통한 재정정책이 트럼프 입장에서도 정책의 상대적 우선 순위에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 연준 인사들의 통화정책 정상화 의지가 주기적으로 나타날 공산도 있는 만큼 환율보고서 발표 전후로 원·달러의 반등이 시도될 것으로 예상된다. 4월까지 원·달러 환율은 1090~1130원대 사이에서 전강후약의 패턴이 전개될 것이다.
◆ 정원일 유안타증권 연구원 = 일반적으로 자국 통화가치가 강세로 움직이면 수출 측면에서 부정적인 것으로 인식된다. 그렇지만 최소한 최근 7년여간 한국의 수출금액과 환율수준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
2011년 1월부터 지난달까지의 월간 수출금액과 원·달러 환율의 상관계수는 -0.59로 계산됐다. 즉 원화의 강세기조가 발생할 때 수출금액이 상승한다는 의미다. 수출을 결정하는 두 가지의 요인인 환율과 상대국 소득 중 소득에 좀 더 비중을 둘 수 있겠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경기 확장 기조가 이어지는 것이 대외 교역에서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으로 볼 때 향후 수출에 대한 급속한 부진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일각에서는 유가 회복의 기저효과가 낮아지는 국면에 진입하면서 수출 증가율이 소폭 조정될 가능성을 제기하지만, 한국 수출의 절대금액은 여전히 2014년 이전의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아직 더 추세적 상승이 기대된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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