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하얀 설원 위 사람을 태운 말들이 힘차게 달린다. 영화 '닥터 지바고' 속 한 장면. 평창에서도 이 장면을 보게 될 것이다.
평창 알펜시아 바이애슬론 센터는 내년 2월 9~25일 평창동계올림픽이 끝난 뒤 승마, 경마장으로 바뀐다. 눈이 쌓인 연면적 2853㎡의 트랙 위로 말들이 달릴 것이다. 국내외 승마 팀들이 말들을 풀어 놓을 비용 약 2억5000만 원을 지불하면 수익도 생긴다.
평창 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와 대한승마협회가 함께 내놓은 경기장 사후활용 계획이다. 평창조직위는 고민이었던 경기장 사후활용 문제를 다양한 의견을 받고 여러 방면으로 검토해 조금씩 해결하고 있다.
평창올림픽플라자도 그렇다. 올림픽개폐막식과 메달수여식이 열릴 장소다. 1280억 원이 투입됐다. 이곳은 올림픽이 끝나면 평창과 강릉 시민들이 연극, 뮤지컬 등을 관람하고 수영 등 체육활동을 할 수 있는 시설로 활용할 예정이다. 건설 초기부터 이를 감안해 무대는 좁게, 관중석은 넓게 만들고 있다. 좌석은 3층 규모로 3만7000명이 앉을 수 있다. 방송 시설이 자리할 플라자센터 건물은 7층이지만 올림픽 후에는 불필요한 위 네 개 층을 없애고 아래 세 개 층만 쓸 계획이다.
공정률은 23일 현재 47%. 9월 30일 완공 목표다. 평창조직위 관계자는 "처음에는 강릉에 있는 체육시설을 리모델링해 개·폐회식장으로 활용하려 했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설상 경기를 하는 평창, 빙상 경기를 하는 강릉 사이에 새 시설을 만들기를 원했다"고 했다.
계획을 수정했으나 새로운 문화시설을 만들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다만 야외공연장은 별도의 바람막이 시설 등이 없어 추위에 약하고, 유동인구가 많지 않은 강원도 평창군 횡계리 도로변에 위치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찾을지는 의문이다.
선수단 아파트, 미디어촌 숙소 등은 올림픽 후 강원도민들의 주거공간으로 쓰인다. 이미 평창에 있는 숙소는 23일까지 분양 신청이 끝났다. 강릉은 오는 6월부터 분양을 한다. 이외에도 강릉아이스하키센터는 아이스하키아시아리그 경기와 국제대회를 하는 장소로 쓴다.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은 서울 태릉선수촌에 있는 경기장을 대신해 국제대회와 선수들 훈련 장소로 사용할지 대한빙상연맹에서 논의하고 있다. 알펜시아 스키점프대는 착지 장소를 축구경기장으로 조성해 올해 프로축구 강원FC가 홈구장으로 쓰고 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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