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는 춘분(春分)이다. 봄나들이 떠나기 좋은 날씨지만 미세먼지 자욱한 하늘을 보면 이내 마음을 접게된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미세먼지를 일종의 호재로 인식하는 업체도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세먼지용 방진마스크를 제조하는 오공과 웰크론의 주가는 이달 들어 각각 5.5%, 5.9% 상승했다. 같은 기간 일회용 안구건조증 점안제 시장 점유율 40%를 차지하고 있는 디에이치피코리아와 자회사 대유위니아를 통해 실내용 공기청정기를 생산하는 대유에이텍도 각각 2%, 3.8%씩 올랐다.
올해도 중국에서 유입된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고 예년처럼 3~4월에 황사가 들이닥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자 투자자들이 관련주 투자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서울지역에 미세먼지ㆍ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진 횟수는 3회다. 지난해 3월6일이 돼서야 미세먼지 주의보가 처음 발령됐던 점에 비춰보면 시기상 65일가량 앞당겨진 것이다. 1월 한달간 평균 미세먼지 농도도 전년 대비 약 18% 증가했다.
매년 봄만되면 들썩였던 미세먼지 관련주들은 올해 대통령 선거일을 전후로 더욱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미세먼지와 관련해 최근 대선주자들이 각종 환경정책을 쏟아내고 있어서다.
현재 야권에서는 미세먼지 저감 대책으로 화력발전소 가동 축소, 신재생에너지 확대, 친환경 자동차 보급 등의 방안을 내놓고 있다. 이에 기존 소비재에 머물던 미세먼지 관련주는 에너지ㆍ인프라 등 환경정책주로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올해엔 제3차 에너지 기본계획과 기후변화 기본계획 등 주요 환경정책 수립이 예정돼 있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정훈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세먼지는 단기간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에 피해를 줄여줄 수 있는 공기 청정기, 마스크, 개인위생용품과 관련한 기업 매출이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며 "관련 정책과 계절성을 고려할 때 선제적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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