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성실의무 준수해야"…배당확대·자사주매입 주장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소액주주들의 주주제안 등 주주이익환원 요구가 거세지는 분위기에 국내 기관투자가도 동참했다.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이 현대홈쇼핑에 배당확대, 자사주매입소각 등 주주가치 제고를 요구하고 나섰다. 자회사 현대렌탈케어는 사업을 중단하거나 매각하는 게 합리적이라고도 제안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은 최근 현대홈쇼핑에 주주 이익을 침해하는 의사결정은 해당 신의성실의 의무를 위반하는 것이라며 '신의성실의무'를 준수해야 한다는 서신을 세 차례 보냈다. 지난해 12월초와 지난달초, 지난 8일이다.
밸류파트너스는 현대홈쇼핑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지나치게 낮다고 지적했다. ROE가 높은 기업은 자본을 효율적으로 사용해 이익을 많이 내는 기업으로 주가도 높게 형성되는 경향이 있어 투자지표로 활용된다.
밸류파트너스는 "2010~2016년 배당금과 자사주 매입의 누적금액을 합친 주주환원 금액을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것을 누적 주주환원율이라고 했을 때 현대홈쇼핑의 누적 주주환원율은 미국 홈쇼핑회사 HSN의 10분의 1, GS홈쇼핑의 3분의 1 수준"이라며 "순현금은 자본의 65% 수준으로 비합리적으로 과다하게 쌓여 ROE가 상장한 2011년에 19%를 기록한 이후 2015년 8.5%까지 떨어졌고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이하의 심한 저평가 상태로 주주가치가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사주를 매입하면 ROE가 높아지고 최대주주 지분율도 강화된다고 전했다.
현대HCN 지분 추가 매입은 주주가치를 훼손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12월 주당 매수단가가 4200원으로 전날 주가보다는 6% 높고 3개월 평균주가보다는 15% 높다는 이유에서다. 밸류파트너스는 "취득목적이 경영권 강화였는데 현대HCN의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이 이미 51.98%였고 추가 인수로 69.28%가 됐다"며 "경영권 강화가 목적이라면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40.87%인 현대홈쇼핑 자사주를 매입ㆍ소각했어야 한다"고 밝혔다.
현대렌탈케어는 사업을 중단하거나 매각하는 게 합리적이라고도 했다. 지난해 신규계정을 추가하는데 210억원 영업손실이 발생했는데 성과가 낮았다는 근거를 들었다.
홈쇼핑 사업은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CJ오쇼핑과 GS홈쇼핑처럼 보수적인 경영전략을 펴야 한다는 견해도 전했다.
김봉기 밸류파트너스 대표는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회장이 운영하는 버크셔 해서웨이는 ROE를 평가지표로 삼고 평균 약 20%의 ROE로 주당가치를 늘려왔다"며 "현대홈쇼핑도 적극적 재무활동으로 ROE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시가배당률을 1.3%까지 올렸고 자사주도 지난해 말부터 올해초까지 174억원어치의 15만6000주를 매입하는 등 주주환원정책을 시행 중"이라며 "앞으로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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