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미국-유럽간 통화정책 격차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들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오는 9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를 여는 유럽중앙은행(ECB)은 기존의 통화정책을 동결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오는 14~15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 확실시 되기 때문이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년만에 처음으로 2%를 기록했고 지난해 경제성장률 역시 1.7%로 8년만에 미국을 추월했다. 성장률과 물가 회복세가 힘을 받자 유럽에서도 긴축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시장은 이번 회의에서 ECB의 만장일치 금리동결을 점치고 있다. 네덜란드 총선과 프랑스 대선 등 잇단 유럽의 정치 이벤트를 앞두고 ECB가 통화정책을 조절할 가능성이 적은데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 역시 꾸준한 완화정책을 지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UBS의 레인하드 클라우스 이코노미스트는 "프랑스 대선이 잘 마무리되고 성장과 인플레가 견고할 경우 ECB는 오는 6월 회의쯤에서야 매파적으로 바뀔 것"이라면서 "ECB는 9월 회의에서 테이퍼링(긴축)을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행(BOJ) 역시 경기전망을 상항조정 하는 가운데서도 작년 1월 사상 처음 기준금리를 마이너스로 낮춘 이후 꾸준히 금리를 동결해왔다.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는 테이퍼링 주장을 일축하며 양적완화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꾸준히 돈을 풀어대는 유럽, 일본과 돈줄을 죄고 있는 미국의 상황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자금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다. 미 경제 체널 CNBC는 올해 3번으로 예상되는 미국의 금리인상과 이에 대응하는 유럽·일본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달러 강세 재개에 따른 외환시장 변동성 등은 도널드 트럼프 미 정부의 경제정책보다 더 큰 파장을 세계 경제에 불러 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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