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지난달 우리 수출이 20%를 훨씬 웃도는 증가율을 기록했다. 5년래 최대 수준이다. 장기간 수출이 부진했던 지난해 기저효과와 조업일수 확대, 수출 단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통관기준 잠정치)은 431억89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20.2% 늘었다. 2012년 2월 이후 최대 증가율이며, 수출 금액기준으로도 같은 달 이후 2월 기준으로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우리 수출은 지난해 11월 2.5%의 증가율을 보인 후 12월 6.4%, 1월 11.2% 등 4개월 연속 플러스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4개월 연속 증가한 것은 2011년12월 이후 처음이다. 원화표시 수출 역시 2012년2월 이후 5년 만에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품목별로는 13대 주력품목 중 선박과 무선통신기기, 가전을 제외한 10개 품목의 수출이 모두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반도체는 64억달러(+54.2%)로 사상 최대 수출실적을 기록했다. 석유화학(38억1000만달러, +42.6%)은 28개월만에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석유제품(+72.3%)·철강(+42.9%), 평판디스플레이(+20.1%) 등이 20% 이상 늘면서 전체 수출증가를 주도했다. 자동차(+9.6%) 역시 유럽연합(EU) 및 신흥시장으로 수출이 늘면서 2개월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반면 선박(-29.5%)은 총 21척을 수출하는데 그치며 감소세를 이어갔고, 무선통신기기(-21.0%) 역시 갤럭시노트7 단종 영향이 지속되면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가전(-14.5%)수출도 부분품 현지조달 확대 등에 따라 줄었다.
이와 함께 화장품(+83.1%), 의약품(+22.8%), 농수산식품(+20.9%) 등 5대 유망소비재는 모두 증가세를 이어갔다. 화장품의 경우 주력시장인 대(對)중국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여 역대 2위 월간 수출실적을 기록했다.
국가별로는 한국 수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대중국 수출이 4개월 연속 늘면서 2010년11월 이후 6년 3개월만에 최대 증가율(28.7%)을 기록했다. 34개월만에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베트남(+37.3%), 아세안(+31.2%), 일본(+21.1%), CIS(+62.4%), EU(+27.5%)로의 수출 증가세도 지속됐다. 미국(+1.7%)과 중남미(+19.5%)로의 수출도 플러스로 돌아섰다. 중동(-9.9%)은 선박, 일반기계 등의 수출이 줄며 감소세를 보였다.
산업부 관계자는 "SSD(60.2%), OLED(34.8%) 등 주력품목내 고부가가치 품목의 수출이 급증하고 13대 주력품목 중 10개 품목의 수출이 증가하는 등 주력품목이 전반적으로 회복세를 시현해 수출 증가를 견인했다"며 "수출회복세가 공고화 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이는 기저효과와 조업일수 확대, 주력품목의 수출단가 상승 등의 영향이 크다. 지난해 2월 우리 수출은 무려 13.4% 급감했다. 또 이달 조업일수는 22일로 전년 20일보다 이틀 많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은 9.3% 늘어난 19억6000만달러를 기록하며 3개월 연속 플러스 행진을 이어갔다. 2016년6월 이후 최대 실적이다. 선박을 제외한 일평균 수출도 13.0% 늘며 4개월 연속 증가했다.
다만 이 추세가 계속 이어질 지는 불투명하다. 미국 신(新) 정부가 보호무역주의를 전면으로 내세우고 있는 상황이 우리 수출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결정이후 높아진 중국의 무역장벽도 악영향이 우려되는 부분이다. 여기에 세계적인 저성장, 중국 경기둔화, 주력산업의 경쟁력 악화 등 수출부진의 원인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최근 수출 회복세가 공고화 되고 그간 추진해온 수출구조 혁신의 성과가 점차 가시화 되면서 3월 수출도 현재의 회복 기조를 지속할 것"이라며 "보호무역주의 확산 및 환율 변동성 등 대외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하방리스크가 상존하고 있어 관련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수출기업의 현장애로를 집중적으로 타개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수입은 23.3% 늘어난 359억6600만달러, 무역수지는 72억23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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