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앞으로 편법적 영업 의혹을 받는 유령업체에 대한 직권말소권이 도입된다. 또 금융 관련 법령을 위반한 이력이 있으면 5년간 유사투자자문업을 할 수 없게 된다.
지난해 증권방송을 통해 유명세를 떨치며 비상장주식 투자사기 사건을 일으켰던 청담동 주식부자 사건(일명 이희진 사건) 이후, 유사투자자문업에 대한 금융당국의 허술한 관리 감독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나온 조치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2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유사투자자문업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유사투자자문업은 사설 투자자문업자 양성화 목적으로 1997년 1월부터 신고만으로 영업이 가능하도록 한 결과 지난해 말 신고업자 수가 1218개(개인 908개, 법인 310개)로 5년간 두 배 가량 급증했다. 사업자가 늘어난 만큼 금감원과 한국소비자원 등에 접수되는 피해사례도 총 396건으로 점차 급증하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유사투자자문업 신고 결격요건을 신설하고 신고 이후 영업 가능 유효기간을 제한하기로 했다. 특히 일정 기간마다 신고를 갱신해야 하고 갱신 시점마다 주기적으로 결격사유에 해당하지 않는지 확인할 방침이다. 또 사업폐지 또는 변경을 할 때 보고 의무를 지키지 않으면 국세청에 폐업 신고하거나 사업자등록을 직권으로 말소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로 했다.
세부적으로 최근 5년간 금융관련법령 위반자, 자진폐업·신고말소 후 일정기간 경과하지 아니한 자 등에 대한 신고 결격요건이 신설된다. 유사투자자문업을 영위하려는 자는 사전에 한국금융투자협회에서 건전영업교육을 받도록 의무화한다. 신고된 영업가능 유효기한을 일정기한(예: 5년)으로 제한하고, 갱신시점 마다 주기적 자격요건 확인 및 건전영업 재교육을 실시한다.
또 국세청에 폐업신고했거나 사업자등록이 말소된 경우, 신고사항을 직권으로 말소할 수 있는 법적근거를 마련하기로 했다. 자료제출 요구 불이행, 보고의무 위반으로 3회 이상 연속해 과태료를 부과받은 경우 직권말소하기로 했다.
자료제출 요구에 대해 정당한 사유 없이 불이행할 경우 1000만원 미만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미신고 영업 시 형사벌(1년 이하 징역, 3000만원 이하 벌금)을 부과함으로써, 불법행위에 대한 수사기관 협조 등 감독 실효성을 높이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또 주기적으로 유사투자자문업자의 영업행태를 전수조사하고 민원 발생 업체를 대상으로 불법행위를 중점 점검할 예정이다. 대부분 유사투자자문업체가 유료로 운영되고 있는 만큼 금융당국이 직접 유료회원으로 가입, 암행 점검할 계획이다. 연간 40∼50개 업체가 암행점검의 대상이 될 전망이다.
특히 방송 출연이나 파워블로거 등 파급력이 큰 사업자에 대해서는 불법ㆍ불건전 영업행위를 상시 점검한다. 이외에도 수사기관, 한국소비자원 등과 업무 협약을 통해 불법ㆍ불건전 영업행위에 대한 신속한 수사를 지원하는 한편, 피해사례 등을 모아 피해 예방 활동도 강화한다. 최고 1000만원 이내의 신고포상금제를 이용해 시장에 의한 불법행위 감시 활성화를 유도키로 했다.
금융당국은 결격사유 마련 등 자본시장법 개정이 필요한 제도개선 사항은 국회와의 협의를 통해 올해 안에 마무리하고, 감독강화 등 감독 개선사항은 2분기 안에 유관기관과의 협력채널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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