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충훈 기자] 전후좌우, 아래위를 골고루 살펴볼 수 있는 가상현실(VR) 영상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를 100% 활용하는 시청자는 거의 없다는 분석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VR 콘텐츠 분석업체 ‘버티고(VRtigo)’가 1000만회의 시청 패턴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의 시청자가 고개를 까닥이기만 할 뿐이었다.
회사는 가상현실 공간에서 시청자가 어디를보고 있는지를 3차원 좌표축으로 해석했다. 시야의 상하움직임은 Y축, 좌우는 X축이다. 아래 그림에서 왼쪽이 X축 시각이다. ‘0도’는 정면, ‘90도’는 오른쪽, ‘180도’는 뒤쪽, ‘270도’는 왼쪽이다. Y축에선 ‘0도’가 정면, ‘90도’는 위, ‘270도’가 아래, ‘180도’는 바로 뒤를 나타낸다.
시청 패턴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의 시청자는 X축을 따라 중심에서 벗어나지 않는 경향이 있었다. 다시 말해 좌우로 얼굴을 흔들 뿐 위, 아래쪽을 쳐다보는 사람은 드물었다. 게다가 바로 뒤를 향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시청자의 절반은 165도 이상의 부분을 보지 않았다. 쉽게 말해 뒤쪽 아래 부분까지 보기 힘들다는 의미다. 3차원의 세계를 샅샅이 살피는 이는 100명 중 4명 꼴에 지나지 않았다.
콘텐츠의 종류에 따라서도 보는 방향에 차이가 났다. '과학 기술'과 '여행' 영상은 다른 종류에 비해 얼굴을 좌우로 움직이는 정도가 컸다. 장면의 변화가 상대적으로 느리고 적기 때문에 시청자가 천천히 주변 경관을 살필 수 있기 때문이다. 장면의 변화가 많은 ‘애니메이션’, ‘음악’, ‘영화 예고편’ 등은 시야가 전방에 집중돼 있었다.
버티고는 시청자가 주로 정면을 보는 원인이 영상의 제작 방식 때문이라고 봤다. 대부분의 VR영상이 정면에 집중하게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회사는 VR영상 콘텐츠가 더 큰 관심을 받기 위해선 시청각적 효과를 가미해 시청자가 여러 방향을 살필 수 있게 유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충훈 기자 parkjov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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